몇 kg부터 두 사람인가 — 식품 공장과 소아 재활병원, 근골격계 대책을 숫자로 적은 두 현장
한 곳에서는 작업자가 소금과 설탕이 든 포대를 대차에서 내려 계량대에 붓고 있었습니다. 다른 한 곳에서는 치료사가 몸무게 40kg이 넘는 청소년을 매트에서 일으켜 세우고 있었습니다. 2025년에 근골격계 유해요인 정기조사를 한 가정간편식 공장 세 곳과 소아 재활병원은 업종이 전혀 다르지만, 같은 질문 앞에 서 있었습니다. 이 무게를 한 사람이 들어도 되는가, 몇 분까지 이어서 해도 되는가, 몇 cm 높이에서 일해야 하는가. 두 현장 모두에서 우리는 대책을 ‘무리하지 말 것’이 아니라 숫자로 적었습니다. 이 글은 그 숫자들이 어디서 나왔고 어떻게 쓰이도록 했는지를 묶어 정리한 것입니다.
소아 재활병원 — 작업치료·학령기치료·정서행동치료·물리치료 치료사, 간호·행정, 환자식과 직원식을 함께 만드는 식당. 이틀간 현장 조사, 한 사람당 30분~1시간 면담과 건강상담, 30분 자세 측정.
두 곳 모두 전 직원 온라인 증상 설문(고용노동부 고시 제2020-12호·KOSHA GUIDE H-9-2018 기준) 뒤 현장에서 REBA·RULA·ROSA로 평가했습니다.
공통 패턴두 현장에서 똑같이 본 세 가지
다루는 무게가 매번 다르다
공장의 원료는 15kg 포대도 있고 25kg 포대도 있습니다. 병원의 치료 대상은 영유아부터 몸무게 40~50kg을 넘는 청소년까지입니다. 무게가 고정돼 있지 않으면 ‘무거우면 둘이 든다’는 원칙은 사람마다 다르게 해석됩니다. 그래서 경계를 숫자로 정해야 했습니다.
키가 다른 사람들이 같은 높이에서 일한다
고정된 계량대·작업대·포장대, 바닥에 깐 치료 매트처럼 작업 높이는 하나인데 일하는 사람의 키와 치료 대상의 키는 제각각입니다. 결국 누군가는 허리를 숙이고 누군가는 어깨를 듭니다.
한 번 시작하면 오래 이어진다
공장에서는 같은 동작이 라인 속도에 맞춰 이어지고, 병원에서는 30분짜리 치료 세션이 하루 열세 번 이어진 뒤 기록 업무가 붙습니다. 쉬는 시점을 사람의 판단에 맡기면 바쁜 날일수록 쉬지 않게 됩니다.
현장 A식품 공장 — 공정마다 무게·시간·높이 세 칸을 채웠다
공장 세 곳은 만드는 제품이 달랐습니다. 한 곳은 냉동 원육을 해동해 자르고 다듬어 양념과 섞는 공장이고, 한 곳은 소스·샐러드·냉동밥을 만드는 공장, 다른 한 곳은 즉석밥과 누룽지를 만드는 공장이었습니다. 그래도 공정을 늘어놓고 보면 원료를 들이고, 다듬고, 섞고, 담고, 쌓는 흐름은 같았습니다.
이미 지키고 있던 숫자
소스 공장의 계량 작업자들은 조미료 포대를 대차에 실어 와 소분하는데, 15~20kg 포대는 혼자, 25kg 이상은 두 사람이 한 조로 다루고 있었습니다. 원육 공장의 해동 작업도 두 사람이 한 조였습니다. 현장에 이미 숫자가 있었던 셈입니다. 문제는 그 숫자가 공정마다 다르고, 적혀 있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무게를 공정마다 다시 보니
대차 한 번에 150~200kg을 실어 나른 뒤 40분쯤 소분하는 계량, 하루 3~4시간씩 10kg 상자를 작업대에 들어 올려 붓는 샐러드 원료 검수, 두 사람이 30분 동안 400~500kg의 원물을 준비해 리프트로 올린 뒤 손으로 빈을 끌어내리는 냉동밥 전처리, 하루 1.8~2톤의 원육을 다루는 해동, 하루 4~5팔렛트씩 상자를 쌓는 포장. 무게의 성격이 공정마다 달랐습니다. 그래서 공장 전체에 하나의 경계를 두고, 공정에 맞춰 상자 무게를 따로 정하도록 했습니다.
| 항목 | 보고서에 적은 기준(공장·공정에 따라) |
|---|---|
| 한 사람이 드는 무게 | 15kg 이하. 넘으면 두 사람 또는 보조기구. 20kg 단위 원육은 두 사람이나 리프트 |
| 상자 한 개 무게 | 10kg 이하를 원칙으로, 공장에 따라 10~15kg. 넘으면 소분하거나 두 사람 |
| 이어서 하는 시간 | 무거운 것 옮기기·원료 투입 30분, 배합·교반·포장 40분, 손목을 많이 쓰는 손질·절단 1시간, 지게차 운전 60분, 쪼그리거나 허리 숙이는 일 10분, 팔렛트 쌓기 1회 20분 |
| 하루 합계 | 손질·절단 4시간 안팎, 포장 6시간, 팔렛트 쌓기 2시간 이내 |
| 작업 높이 | 손질 작업대 70~90cm, 포장 60~90cm, 배합 설비 조작부는 팔꿈치 높이 ±5cm, 원료·반제품 적재 50~80cm, 팔렛트 맨 위는 어깨 높이(약 140cm)를 넘지 않게 |
| 눈과 손이 닿는 곳 | 자주 보는 계량표·기준표는 눈높이 140~160cm, 바닥 청소 도구 손잡이는 120cm 이상 |



숫자를 지킬 수 있게 하는 장치
숫자만 적어 두면 바쁜 날에는 무너집니다. 그래서 숫자마다 그것을 지키게 해 줄 장치를 붙였습니다. 들어 올리는 대신 카트와 팔렛트 이동 설비로 밀고 끌기, 손잡이 구멍이 있는 상자, 낮은 위치 작업을 위한 작업 의자와 발판, 장시간 서 있는 자리의 피로 저감 매트가 그것입니다. 배합 설비 안을 들여다보느라 상체를 반복해 숙이지 않도록 확대 표시나 투명 창, 보조 거울을 달게 했고, 원육 정선에 쓰는 칼과 가위는 예비품을 늘 두고 주 1회처럼 연마 주기를 정하도록 했습니다. 즉석밥 공장의 포장 라인은 덥다는 의견이 있어 국소 냉방과 차열판, 여름철 냉방 조끼, 작업장 안 냉수·전해질 음료를 함께 권했습니다.
지게차는 승하차 때 허리를 비트는 동작이 반복됩니다. 미끄럼 방지 발판과 손잡이가 있는 차량, 충격을 흡수하는 시트, 자주 오르내리는 구간의 적재 높이 조정, 후진을 줄이는 작업 방법을 권하고, 지게차 운전과 무거운 수작업을 같은 사람이 연달아 하지 않도록 나누게 했습니다. 설비 정비에서는 녹슬거나 고착된 부품을 풀 때 순간적으로 큰 힘이 들어가므로, 작업 전에 시간·자세·중량을 간단히 계획하는 습관을 넣었습니다.

현장 B소아 재활병원 — 아이의 몸무게로 치료사 수를 정한다
치료사들은 하루 열세 번, 30분씩 아이를 만납니다. 작업치료실에서는 영유아부터 열두 살까지의 아이를 안아 옮기고 자세를 바꾸며 삼킴 치료를 합니다. 학령기 치료실의 아이들은 대부분 40kg이 넘고, 걷기와 스쿼트를 보조할 때 치료사의 허리와 어깨가 버텨야 합니다. 정서행동 치료실에서는 그네·미끄럼틀·트램펄린 같은 큰 기구를 설치하고 치우며, 아이와 눈을 맞추려고 바닥에 앉거나 엎드린 자세로 오래 머뭅니다. 물리치료실은 바닥 치료가 많아 무릎과 허리가 먼저 지칩니다.
몸무게 구간별 배치 기준
가장 큰 부담은 ‘아이의 무게’에서 왔습니다. 그런데 아이의 체격에 맞춰 치료사를 배치하는 기준은 따로 없었습니다. 그래서 접수할 때 아이의 체격과 기능 정보를 확인해 치료 배정표에 반영하고, 장기적으로는 자동 배치 시스템을 검토하도록 하면서, 다음과 같은 기준을 예시로 제시했습니다.
| 아이 몸무게 | 상태 예 | 배치 원칙 |
|---|---|---|
| 20kg 이하 | 보조로 움직일 수 있음 | 치료사 1명 |
| 21~40kg | 보조가 어렵거나 이동이 힘듦 | 치료사 1명에 보호자가 함께 |
| 41~50kg | 스스로 자세를 잡기 어렵거나 이동이 반드시 필요함 | 이동할 때 치료사 2명 한 조, 또는 치료사 1명 + 보호자 지원 |
| 51kg 이상 | 성인 수준 체격 | 전동 리프트·휠체어 등 기구 + 치료사 2명, 또는 보호자 지원 |
사람 대신 버텨 줄 기구
배치 기준을 지키려면 두 번째 사람이 없을 때 대신할 기구가 있어야 합니다. 소형 전동 리프트와 아동용 슬링, 휠체어와 침대 사이를 옮기는 슬라이드 보드를 치료실 정해진 자리에 두고 사용법을 정기적으로 교육하도록 했습니다. 삼킴 치료 때 아이의 머리와 목을 일정하게 잡아 주는 고정 보조기구도 치료사가 오래 숙이고 버티는 시간을 줄입니다. 바닥 치료는 높이를 바꿀 수 있는 보바스 테이블과 치료 매트, 회전형 아동 치료의자로 옮기고, 바닥에서 할 수밖에 없을 때는 치료사가 앉을 보조 의자를 둡니다. 치료사와 아이의 키에 맞춘 높이 매뉴얼을 비치하고, 여러 명이 쓰는 치료실에는 높이 구간별 장비를 나눠 둡니다. 자주 쓰는 치료 도구는 허리 높이에, 무거운 장비는 동선 가까이에 두도록 배치도 다시 짜게 했습니다.

치료사가 아플 때 쉬고 고칠 수 있는 시간
치료사들은 통증이 있어도 하루 열세 번의 세션 때문에 병원 밖 진료를 받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분기마다 통증을 묻는 면담(통증 체크리스트와 숫자 통증 척도)으로 가벼운 통증, 계속되는 통증, 기능 제한 의심을 나누고, 진료가 필요한 치료사에게는 진료 시간을 미리 비워 두도록 했습니다. 점심 전후나 세션 사이의 빈 시간, 또는 매주 정해진 시간대를 진료용으로 정하고, 진료확인서를 내면 단축·유연근무로 처리하는 식입니다. 예를 들어 손목 건초염 진단을 받은 치료사가 일주일에 한 번 30분 일찍 퇴근해 물리치료를 받고, 빈 시간은 팀 안에서 메우는 방법입니다. 연 1~2회 정형외과·재활의학과 진료비 일부를 복리후생으로 지원하는 방안과, 원내 통증 치료 공간(전기치료·파라핀 기기)을 다시 갖추는 방안도 함께 제시했습니다. 특정 치료를 한 사람이 오래 맡지 않도록 1~2년 주기 업무 순환을 정례화하고, 기록 업무 때문에 생기는 연장근무를 줄이도록 1인 1PC와 업무 시간 재편성도 권했습니다.


식당 — 쌀포대와 생선 손질, 그리고 쉴 곳
식당은 하루 세 끼 환자식과 직원식을 함께 만듭니다. 20~40kg 쌀포대와 대형 조리 용기를 옮기고, 생선을 찬물에서 한꺼번에 손질하고, 수백 인분을 볶고 퍼 담습니다. 최근 세미기를 들여 일부 부담은 줄었지만, 건조 기능이 없는 식기세척기에서 온장고로 그릇을 옮기는 손목 동작은 남아 있었습니다. 자동 세절기와 식기세척기 확대, 후드 소음 저감, 허리·손목·무릎 보호대와 피로 예방 매트를 권하고, 비좁은 공간 대신 식당 종사자 전용 휴게 공간을 두거나, 어렵다면 운영 시간 밖에 접이식 침대와 이동식 가벽으로 임시 휴게 공간을 만들도록 했습니다.
공통 처방숫자를 적고, 지키게 하고, 통증을 일찍 잡는다
- 숫자로 적기 — 무게의 경계, 이어서 해도 되는 시간, 작업 높이를 공정·치료 유형마다 적습니다. 관리감독자가 ‘이 작업은 기준 안인가’를 바로 판단하고 점검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 숫자 옆에 장치 붙이기 — 15kg을 넘으면 두 사람이라고 적었다면 두 번째 사람이 없을 때 쓸 카트·리프트가, 41kg 넘는 아이는 둘이라고 적었다면 슬링과 리프트가 그 자리에 있어야 합니다.
- 통증을 일찍 찾기 — 두 현장 모두 보건관리자와 팀장이 분기마다 통증을 묻는 면담으로 사람을 나누고 대응하도록 했습니다. 자가 점검표와 보호구 지급 기록부 양식도 함께 넘겼습니다.
- 보호구를 정기적으로 — 필요할 때 사는 방식 대신 직무별 목록과 예산, 교체 주기, 분기 점검을 두고, 착용은 강제하기보다 피로가 큰 시간대에 쓰도록 권합니다.
- 쉴 곳과 회복 도구 — 휴게 공간을 회복 중심으로 꾸미고 스트레칭 도구와 마사지 기기를 부서마다 둡니다.
체크우리 사업장의 숫자는 정해져 있는가
| 물어볼 것 | 식품 공장의 답 | 소아 재활병원의 답 |
|---|---|---|
| 몇 kg부터 두 사람인가 | 한 사람 15kg 이하 | 아이 몸무게 구간별 배치 |
| 몇 분까지 이어서 하는가 | 공정별 30·40·60분 | 세션 사이 휴식, 업무 순환 |
| 몇 cm에서 일하는가 | 작업대·포장대·적재 높이 범위 | 높이 조절 테이블·매트, 키별 매뉴얼 |
| 두 번째 사람이 없으면 | 카트·리프트·스태커 | 리프트·슬링·슬라이드 보드 |
| 아프면 어떻게 하나 | 분기 통증 면담, 작업 전환 | 분기 면담, 진료 시간 확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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