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종이 다른 제조 공장 3곳, 위험성평가에서 겹친 위험 4가지 — 지게차 동선부터 비정형 작업까지
위험성평가를 의뢰받으면 흔히 “우리 업종의 특수한 위험”부터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용해로의 쇳물, 대형 성형기의 무게, 프레스의 협착 같은 것들입니다. 그런데 2024년 한 해 동안 업종이 전혀 다른 제조 현장 세 곳을 평가하고 나서 결과를 나란히 놓아 보니, 의견서에 반복해서 적은 빈틈은 오히려 업종과 상관없는 자리에 모여 있었습니다. 이 글은 그 세 건을 묶어, 겹친 것과 달랐던 것, 그리고 공통으로 권한 처방을 정리한 기록입니다.
세 사업장의 기관명·지역·규모는 밝히지 않으며, 아래 사례는 특정 사업장을 알아볼 수 없도록 섞어 적었습니다.

세 현장설비도, 과업도, 평가 방식도 달랐다
세 건은 의뢰 목적부터 달랐습니다. 두 곳은 해마다 하는 정기 위험성평가였고, 한 곳은 가동을 멈춘 대형 설비를 해체해 반출하는 한 번뿐인 작업에 대한 작업계획서와 작업안전분석(JSA)이었습니다. 평가 틀은 같은 원칙(빈도와 강도를 곱해 위험의 크기를 정하고, 미리 정한 허용 기준과 비교해 개선 시기를 나누는 방식)을 썼지만, 현장에 맞춰 도구를 바꿨습니다.
| A 금속 용해·주조 사업장 | B 플라스틱 성형설비 해체 작업 | C 프레스·열처리 부품 제조 사업장 | |
|---|---|---|---|
| 과업 | 정기 위험성평가 | 대형 블로우 성형기 4기의 해체 작업계획서 4부 + JSA 방식 위험성평가 | 정기 위험성평가 + 기술지도, 근로자 교육 |
| 주요 설비 | 용해로, 원심주조기 등 주조 설비, 절단·선반 가공 | 상부 작업대가 달린 성형기, 천장크레인, 대형 지게차, 트레일러 | 프레스, 열처리로, 연삭·선반, 지게차, 대형 랙 |
| 위험을 찾은 방법 | 사전 자료 검토 → 관계자 교육 → 공정별 순회점검과 작업자 의견 청취 | 회사 담당자와 외부 전문가로 JSA팀 구성 → 설비별 현장 실사 → 해체 순서를 16단계로 나눠 단계마다 위험 분석 | 사전 청취조사로 아차사고 수집 → 노사가 함께 꾸린 평가팀의 순회점검 |
| 가장 무거운 위험원 | 쇳물과 고열물, 출탕 때의 흄, 연료 가스 용기 | 회당 수 톤에서 10톤이 넘는 부품 인양, 설비에 남은 전기·유압·압축공기 | 프레스 정비 같은 비정형 작업, 지붕 보수, 반복 들기 작업 |
| 남긴 것 | 공정별 위험성평가표, 개선 의견서, 표지·점검표 예시 | 해체 작업 안전절차서(JSA), 설비별 작업계획서 | 위험성평가표, 개선 의견서, 안전대 걸이·랙 구조 참고 검토 |
A·C의 평가 결과(위험 등급별 건수 등)는 공개하지 않습니다.
겹친 것 ①사람과 지게차가 같은 문을 쓴다
세 곳 모두 의견서에 동선 문제가 올랐습니다. 한 곳은 작업장 출입구 하나를 지게차와 사람이 함께 드나들었고, 바닥에 통로 표시가 없었습니다. 해체 작업을 앞둔 곳은 작업계획서를 쓰려고 현장을 재 보니 보행자 출입구와 하역 장비 출입구가 따로 없었습니다. 세 번째 사업장은 화물차가 서서 짐을 내리는 하역 구간에서 보행 동선이 장비 동선과 겹쳤습니다.
출입구를 새로 뚫기 어려운 현장이 많아서, 우리는 처방을 세 단계로 나눠 제시합니다. 바닥에 보행 통로를 선으로 긋고 장애물을 치우는 일은 당장 할 수 있습니다. 하역 구간은 황색 선으로 구획해 장비가 움직이는 동안 사람이 들어가지 않게 합니다. 해체처럼 큰 장비가 며칠 드나드는 작업은 작업계획서에 동선이 겹치는 구간을 표시하고, 그 구간에만 유도자와 이동식 펜스를 둡니다.

겹친 것 ②위험은 정상 가동보다 ‘평소와 다른 작업’에 몰린다
정기 위험성평가표는 대개 매일 반복하는 공정을 따라 줄을 만듭니다. 그러다 보니 고장 난 설비를 손보거나, 막힌 곳을 뚫거나, 지붕을 고치는 일처럼 가끔 하는 작업은 표에서 빠지기 쉽습니다. 정비·청소·급유·검사·수리·교체·조정처럼 순서와 조건이 정해져 있지 않은 이런 작업을 비정형 작업이라고 부르는데, 재해가 몰리는 곳이 바로 여기입니다.
제조 현장에서 흔히 보는 장면은 이렇습니다. 프레스를 잠깐 손보는데 전원 키가 꽂혀 있고, 누가 스위치를 만지지 못하게 잠그는 장치도, ‘정비 중’ 표찰도 없습니다. 생산 속도 때문에 광전자식 안전장치를 꺼 두거나 양손으로 눌러야 움직이는 조작 방식을 바꿔 쓰는 경우도 있습니다. 세 곳의 평가에서 우리는 이런 관행을 ‘사람의 부주의’가 아니라 ‘절차가 없는 작업’의 문제로 보고 처방했습니다.
처방 — 잠그고, 표시하고, 남은 에너지를 확인한다
- 작업 내용을 관련 작업자에게 미리 알리고, 정해진 순서로 설비를 세운다.
- 주전원을 끊은 뒤 축적된 전기, 유압, 압축공기가 남아 있지 않은지 계기로 확인한다.
- 기동 장치에 개인 자물쇠와 표찰을 달고, 열쇠는 작업자가 직접 가진다.
- 작업이 끝나면 주변 사람과 설비 상태를 확인한 뒤, 잠근 사람이 직접 풀고 재가동을 알린다.
이 순서(LOTO)는 해체 작업에서 가장 엄격하게 적용됐습니다. 해체는 비정형 작업 중에서도 극단적인 경우입니다. 설비마다 실린더를 예열하고, 상부 작업대를 낮추고, 전원과 냉각수·유압·공기 밸브를 차례로 잠근 다음에야 배선과 배관을 풀 수 있습니다. 우리는 해체 순서를 16단계로 쪼개고, 단계마다 “여기서 무엇이 사람을 다치게 하는가”를 적었습니다. 예를 들어 호스를 풀기 전에는 압력계로 잔압이 빠졌는지 보고, 흘러나올 기름을 받을 통을 먼저 대고, 푼 관 끝은 곧바로 막도록 했습니다.
금속 용해 사업장에서는 다른 형태의 비정형 순간을 찾았습니다. 노 둘레에는 난간이 없는 구간이 있었고, 쇳물을 따르려고 노를 기울이는 순간에는 난간과 노가 서로 간섭하는 자리도 생깁니다. 그런 곳은 고정 난간 대신, 평소에는 체인을 걸어 난간으로 쓰다가 출탕할 때만 벗기는 방식을 제안했습니다.


겹친 것 ③‘잠깐 올라가는 곳’은 평가표에서 빠진다
세 현장 모두 높은 곳에서 일하는 장면이 있었지만, 그곳이 작업장이라는 인식은 약했습니다. 용해로 주변의 높은 가장자리, 창고 2층 가장자리, 성형기 꼭대기 작업대, 공장 지붕이 그랬습니다.
- 있는 난간도 다시 본다 — 난간이 서 있어도 고정 볼트가 풀려 흔들리면 사람이 기댈 때 버티지 못합니다. 규칙 제13조의 구성(상부·중간 난간대, 발끝막이판, 기둥)과 하중 기준에 맞는지 손으로 흔들어 확인합니다.
- 설비 위 작업은 장비부터 — 성형기 상부의 전열선을 떼는 작업은 고소작업대를 쓰고, 공간이 좁아 못 쓰면 이동식 사다리 기준(규칙 제42조 제4항, 2024년 신설)을 따르게 했습니다. 안전대는 걸 곳이 있어야 의미가 있으므로 걸이 위치를 절차서에 적었습니다.
- 지붕은 밟으면 안 되는 곳부터 — 채광판과 낡은 지붕재는 사람 무게를 견디지 못합니다. 덮개와 발판(폭 30센티미터 이상)을 먼저 두고, 어려우면 추락방호망과 안전대를 씁니다(규칙 제45조).
평가 범위를 조금 넘어선 계산
지붕 보수를 앞둔 사업장은 정식 걸이 설비를 달기 전에 쓸 임시 안전대 걸이를 직접 만들고 있었습니다. 기계기술사인 담당 전문가가 걸이 하나에 두 명이 매달리고 로프가 일정 각도로 처진다는 조건을 세워 로프에 걸리는 힘을 계산해 보니, 처음 계획한 볼트는 가늘었습니다. 볼트를 굵은 규격으로 바꾸고, 로프 끝에 심블을 끼우고, 볼트 머리 쪽에 보강판을 대고, 와이어 클립 수와 간격을 늘리도록 권했고, 회사는 이를 반영해 시공을 진행했습니다.
같은 사업장의 높은 적재 랙도 넘어짐 여부를 따져 봤습니다. 맨 위 칸에 적재 하중의 일정 비율만큼 미는 힘이 걸린다고 가정하면, 따로 선 랙은 버티는 힘보다 넘어뜨리는 힘이 커서 바닥 앵커가 필요했습니다. 반대로 이웃 랙과 여러 곳을 단단히 묶어 한 덩어리로 만들면 앵커 없이도 버틸 수 있다는 결과였습니다. 두 계산 모두 위험성평가의 본래 범위는 아니어서 참고용으로 드리고, 최종 판단은 구조 전문가 검토를 받도록 했습니다.

겹친 것 ④바닥이 가장 많은 것을 말해 준다
프레스 부품 사업장에서는 평가 전에 근로자에게 아차사고와 불편 사항을 적어 내게 했습니다. 이 청취조사를 사고를 일으킨 것, 실제로 몸에 닿은 것, 사고 형태로 나눠 보니 지게차와 함께 ‘바닥’이 맨 앞에 섰고, 사고 형태로는 부딪힘이 가장 많았습니다. 고르지 못한 바닥, 새어 나온 기름, 나무 팔레트와 바닥재 같은 것들입니다.
다른 두 곳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주조 공장은 공구와 줄걸이 용구가 쓰던 자리에 그대로 남아 있었고, 윤활유와 이형제 빈 통, 마대가 곳곳에 놓였고, 노 주변과 창고에는 분진이 두껍게 앉아 있었습니다. 해체 작업에서는 배관을 풀 때마다 작동유와 물이 흘러 바닥이 미끄러워질 것이 분명했습니다.
한 곳에만 있던 위험공정마다 다른 위험은 따로 깊게 봤다
금속 용해 — 흄은 천장으로 올라가 공장 전체로 퍼진다
평소 용해할 때는 후드가 연기를 잡았지만, 노를 기울여 쇳물을 따를 때, 원심주조기에 쇳물을 부으며 토치로 불을 댈 때, 금형에 이형제를 뿌릴 때는 흄과 가스가 벽에 부딪혀 천장으로 올라간 뒤 공장 전체로 번졌습니다. 발생원과 떨어진 외부식 후드로는 한계가 있어, 발생원을 둘러싸는 포위식이나 한 면만 열린 부스식으로 바꾸는 방안을 설비 정비 담당자와 함께 검토했고(규칙 제72조), 국소배기를 개선해도 부족하면 전체 환기를 보태도록 했습니다.
같은 공정에서 연료 가스 용기, 수증기 폭발, 질소도 짚었습니다. 가스 용기는 그늘지고 환기되는 곳에 두고 40℃ 이하를 유지하며, 넘어지지 않게 단단히 묶고, 지게차가 지나는 출입구 옆은 피합니다. 검지기와 경보기는 늘 켜져 있어야 합니다(규칙 제234조). 쇳물에 넣을 스크랩은 미리 말려 두는 관리를 하고 있었는데, 보관 창고의 문과 덮개, 지붕 누수까지 챙겨야 그 관리가 완성됩니다. 질소를 쓰는 배관과 노 주변에는 질식 경고 표지를 붙이도록 했습니다.

부품 제조 — 20킬로그램 상자를 손가락으로 든다
포장 공정에서 작업자가 무거운 제품 상자를 엄지와 중지로 집어 들어 옮겨 담는 동작을 시연해 보였습니다. 손가락에 큰 힘이 실리는 동작이라 상자에 손을 넣어 쥘 수 있는 손잡이 구멍을 내는 안을 먼저 권하고, 그게 어려우면 얇은 알루미늄 지그를 만들어 쓰는 안을 차선으로 냈습니다. 나무 팔레트에서 롤러 대차로 상자를 밀어 옮기는 작업은 나무의 마찰 때문에 허리와 팔에 무리가 갔는데, 작업자들 말로는 플라스틱 팔레트에서는 잘 밀린다고 했습니다. 해당 공정에는 플라스틱 팔레트를 쓰도록 지침에 넣거나, 나무 팔레트 위에 미끄러운 판재를 고정하는 방법을 제안했습니다.
설비 해체 — 무게와 신호
해체한 부품은 한 번에 수 톤에서 10톤이 넘었습니다. 작업계획서에는 장비 제원, 운행 경로, 바닥 상태를 적고, 인양할 때는 두 곳 이상을 묶어 균형을 잡고, 부품을 내리는 동안 반경 안으로 아무도 들어오지 못하게 관리감독자가 통제하도록 했습니다. 크레인과 지게차는 미리 정한 신호에 따라서만 움직이게 하고, 무거운 부품은 살짝 들어 멈춘 뒤 균형을 확인하고 옮기는 순서를 넣었습니다.
세 곳에서 본 좋은 관행이미 잘하고 있던 것은 다른 공정으로 퍼뜨리게 했다
위험성평가 보고서에는 지적만큼 잘하고 있는 것도 적습니다. 세 곳에서 기록한 관행을 사업장 구분 없이 모으면 이렇습니다.


공통 처방중소 제조 사업장이 평가 전에 정해 둘 다섯 가지
세 건을 마치고 우리가 내린 결론은, 업종별 위험은 전문가가 현장에서 찾아내면 되지만 위의 네 가지 빈틈은 평가를 시작하기 전에 사업장이 스스로 준비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 허용 기준부터 정한다. 위험의 크기를 몇 단계로 나누고, 어느 단계부터 즉시·단기·계획적으로 고칠지 평가 전에 정해 두면 결과를 두고 다툴 일이 줄어듭니다.
- 동선도를 그린다. 출입구, 보행 통로, 지게차 경로, 하역 구간을 한 장에 겹쳐 보면 충돌 지점이 바로 보입니다.
- 비정형 작업 목록을 따로 만든다. 정비, 청소, 금형 교체, 지붕 보수, 설비 해체·이전을 공정표와 별도로 적고 평가표에 줄을 만듭니다.
- 높은 곳 목록을 만든다. 2미터 넘는 곳에 올라가는 모든 장소와 그때 쓰는 장비, 안전대를 걸 곳을 적습니다.
- 근로자 목소리를 먼저 모은다. 청취조사와 아차사고 수집은 평가의 출발점이고, 산업안전보건법 제36조가 요구하는 근로자 참여의 가장 쉬운 방법입니다. 결과는 교육으로 다시 돌려줍니다.
여기에 하나를 덧붙이면, 해체·이전·대규모 수리처럼 한 번뿐인 작업은 정기 평가를 기다리지 말고 작업 전에 따로 평가해야 합니다. 중량물이나 하역 장비가 들어가면 규칙 제38조의 작업계획서가 필요하고, 순서를 단계로 쪼개는 JSA가 가장 잘 맞습니다.
자주 받는 질문 — 제조업 위험성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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