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리포트›대기업›안전·보건 관계 법령 적용 검토
IT 서비스 대기업법령 쟁점 해설 정보통신 · 물류 · 설치 공사2025년 상반기~하반기

건설산업기본법은 반기 점검 대상일까 — 업종이 섞인 회사에서 ‘안전·보건 관계 법령’의 선을 긋는 법

사업장 목록을 펼치면 질문이 줄줄이 생깁니다. 물류센터에 화물차가 드나드니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도 봐야 할까. 택배 관련 법은? 고객사 공장에서 설비 설치 공사를 하니 건설 관련 법들은? 사내 식당과 어린이집, 체육시설은? 2025년 여름, 소프트웨어와 클라우드가 본업이면서 물류센터와 설치 공사 현장까지 운영하는 대기업의 의뢰로 이 질문들에 답했습니다. 이 글은 결과 목록보다 선을 어디에, 어떤 이유로 그었는지를 따라갑니다.

이 글의 질문

경영책임자가 반기마다 이행 여부를 점검해야 하는 ‘안전·보건 관계 법령’에, 업종이 셋인 이 회사는 무엇을 넣고 무엇을 빼야 하는가.

이 질문이 어려운 이유는 양쪽 끝이 모두 틀리기 때문입니다. 안전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법을 모두 넣으면 목록은 든든해 보이지만 반기마다 실제로 점검할 수 없습니다. 반대로 산업안전보건법만 보면 물류센터의 화물 운송, 사내 식당의 위생, 보육 시설의 안전처럼 다른 법이 일하는 사람의 안전을 직접 정한 영역이 빠집니다. 업종이 하나인 회사라면 업계에서 굳어진 목록을 빌려 쓸 수도 있지만, 사무·전산·물류·건설이 한 회사 안에 있으면 빌려 올 목록이 없습니다. 그래서 목록보다 먼저 선을 긋는 기준이 필요했습니다.

1 · 법령이 말하는 것정의는 한 문장, 해석은 두 갈래

중대재해처벌법 제4조 제1항 제4호는 경영책임자에게 안전·보건 관계 법령에 따른 의무가 지켜지도록 관리상의 조치를 하라고 합니다. 시행령 제5조 제2항은 그 조치를 구체화해, 의무 이행 여부를 반기 1회 이상 점검하거나 보고받고, 이행되지 않은 것이 확인되면 인력을 배치하거나 예산을 더 편성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하라고 정합니다.

정작 ‘관계 법령’이 무엇인지에 대한 법의 답은 한 문장입니다. 시행령 제5조 제1항은 이를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에 적용되는 것으로서 종사자의 안전·보건을 확보하는 데 관련되는 법령’이라고 합니다. 나머지는 해석의 몫입니다. 고용노동부는 여러 질의 회신과 해설서에서 기본은 산업안전보건법이고, 여기에 법의 목적 자체가 일하는 사람의 안전·보건에 있는 법(선원법이나 광산안전법, 연구실 안전 관련 법률 같은 것)과, 목적은 공공 안전이라도 개별 조문이 종사자 보호를 직접 정한 법(폐기물관리법 등)이 더해진다는 입장을 밝혀 왔습니다.

2 · 판단 기준네 개의 문을 차례로 통과해야 목록에 오른다

이 해석을 그대로 체크리스트로 만들면 후보 법령마다 같은 순서로 물을 수 있습니다. 우리는 문 하나라도 닫히면 그 이유를 적고 목록에서 뺐습니다.

이 회사에 실제로 적용되는가해당 시설·사업·업무가 있는가. 없으면 목적이 아무리 안전이라도 빠진다.
법의 목적이 종사자 안전·보건인가목적 조항에 일하는 사람의 생명·건강 보호가 들어 있는가.
아니라면, 조문이 직접 정하는가목적은 공공 안전이어도 종사자 보호 장치를 정한 조문이 있는가.
그 의무를 지는 것이 사업주인가국가·장관·특정 사업자의 의무만 정한 법이면 회사가 점검할 대상이 아니다.

한 가지를 더 보았습니다. 재해가 난 뒤의 보상만 다루는 법은 ‘확보’, 곧 예방을 위한 점검 대상과 성격이 다르다고 판단했습니다.

3 · 이 회사에 대 보면48개 후보를 거른 결과

회사와 그룹 차원에서 후보로 올린 법령은 48개였습니다. 네 개의 문에 대 본 결과 27개는 관계가 있었고 21개는 관계가 없었습니다. 몇 가지를 예로 들면 이렇습니다.

법령판단닫힌 문 또는 남긴 이유
공연법 · 관광진흥법제외공연장이나 관광 사업이 없음 — 적용되지 않는다
다중이용업소법제외사내 식당은 직원만 쓰는 시설로,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업소가 아님
생활물류서비스산업발전법제외물류센터가 있어도 소비자 대상 택배·소화물 배송 사업자가 지키는 법이라 이 회사의 사업이 아님
산업재해보상보험법제외재해 뒤의 보상을 다루는 법으로 예방 점검과 성격이 다름
생활화학제품·살생물제법, 선박안전법제외의무 주체가 국가·장관이나 선주 — 사업주가 질 의무가 아님
에너지이용 합리화법제외정부의 에너지 효율 정책을 정한 법으로 종사자 안전과 직접 닿지 않음
폐기물관리법포함목적은 환경이지만 종사자 보호 조문이 있음 — 해설서가 드는 대표 예
식품위생법 · 영유아보육법포함사내 식당과 보육 시설이 있어 해당 업무 종사자에게 적용
화학물질관리법 · 위험물안전관리법포함일부 사업장이 저장·취급하는 물질에 따라 적용 — 어느 사업장에 붙는지는 등록부에서 따로 판단

서류만으로는 여기까지였습니다. 대표 사업장 10곳을 사업장마다 2인 1조로 하루씩 방문하면서, 후보 목록에 없던 법령이 7개 더 나왔습니다. 경비 업무를 맡긴 곳의 경비업법, 물류센터의 물류시설법과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사내 체육시설의 체육시설법, 배출수를 다루는 시설의 물환경보전법, 장애인의 고용과 차별 금지에 관한 두 법률입니다. 그래서 점검표를 만든 법령은 34개가 되었습니다.

방문은 하루 일정으로 짰습니다. 오전에는 사업장 개요를 듣고 법령상 의무를 서류로 확인하면서 같은 시간에 협력업체 현장 관리자를 면담했고, 오후에는 현장을 돌고 회사 안전보건 담당자를 면담한 뒤, 해가 지기 전에 결과를 사업장 담당자와 함께 검토했습니다. 같은 건물에서도 시설관리, 식당, 체육시설, 보육, 사무 지원 업체가 각자 다른 법을 적용받으므로, 판단의 단위는 사업장이 아니라 사업장 안의 협력업체였습니다.

지게차 키 보관함
지게차 키 보관함. 무자격 운전을 막는 운영 장치로, 물류센터 점검 항목과 연결
지게차 적재 방법 안내 게시물
지게차 적재 방법 안내 게시물. 하역 운반기계 작업의 점검 항목

4 · 남는 회색지대기준만으로 답이 나오지 않던 네 곳

① 건설산업기본법과 건설기술 진흥법 — 해석은 ‘아니다’, 등록부에는 남겼다

고용노동부는 두 법률이 건설공사의 품질과 산업 발전을 주로 다루고 종사자 보호를 직접 정한 조문이 없다는 등의 이유로, 관계 법령으로 보기 어렵다고 회신한 바 있습니다. 근로기준법의 연소자·임산부 사용 금지 조항도 모성과 청소년 보호가 취지라 곧바로 관계 법령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회신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회사의 설비 설치 공사 현장 등록부에는 두 건설 법률을 남겼습니다. 공사 규모와 기간으로 볼 때 안전관리계획을 세워야 하고, 그 법들이 정한 현장 안전관리 규정을 실제로 적용받는 현장이었기 때문입니다.

사람과안전의 분석

행정해석은 중대재해처벌법상 의무의 범위를 말하고, 등록부는 현장에서 무엇을 지켜야 하는지를 관리하는 도구입니다. 공사 현장의 실제 안전 장치가 그 법에 있다면 점검 목록에서 지우기보다, 해석의 내용과 남긴 이유를 함께 적어 두는 편이 안전하다고 보았습니다.

②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 당연히 들어가지만, 전부 점검할 수는 없다

관계 법령의 중심이지만 조문이 방대해 그대로 반기 점검표로 쓰면 초점이 흐려집니다. 이 회사에서 기준 규칙이 실제로 작동해야 하는 곳은 사무실이 아니라 협력업체가 맡은 고위험 작업이었습니다. 전산 시설의 설비 유지보수, 지게차와 화물차가 오가는 물류센터, 여러 공종이 한 공간에서 움직이는 설치 공사입니다.

사람과안전의 분석

그래서 기준 규칙은 고위험 시설에 출입하거나 고위험 작업을 하는 협력업체를 관리·감독할 때 쓰는 점검표로 다시 짜도록 제안했습니다. 관계 법령에 넣는 것과 그 법을 어떤 형태로 점검하는지는 따로 정해야 합니다.

③ 들어간 법령 사이의 무게 — 34개를 같은 강도로 볼 것인가

34개 모두 관계 법령이지만 무게는 다릅니다. 중대재해처벌법과 산업안전보건법은 협력업체 종사자 보호를 핵심 의무로 두고 있어 반기 점검의 중심을 도급 관리에 두었습니다. 화재·소방과 유해화학물질처럼 사고가 나면 피해가 큰 분야는 직접 점검하고, 나머지는 해당 업무를 맡은 협력업체가 평소 스스로 관리하며 반기 점검 때 확인하는 수준으로 두었습니다.

④ 점검표의 모양 — 전 조문 O/X에서 의무 조문으로

회사의 전담 부서는 이미 관계 법령마다 처음부터 끝까지 조문을 나열하고 O/X로 체크하는 점검을 하고 있었습니다. 빠짐없어 보이지만 사업주 의무가 아닌 조문까지 섞이고, 산업안전보건법 밖의 법령이 요구하는 교육·훈련은 무엇이 대상인지 가려내기 어려워 점검에서 빠지기 쉽습니다. 그래서 법령별로 사업주가 지켜야 할 의무만 골라 점검 항목으로 만들고, 그 법이 요구하는 교육·훈련을 같은 표에 넣었습니다.

지게차 작업 때 주의할 자재 안내 게시물
지게차 작업 때 주의할 자재 안내 게시물. 물류센터 하역 작업의 충돌·끼임 관리 항목
창고 안 기둥의 속도 제한 표지
창고 안 기둥의 속도 제한 표지. 하역 차량과 보행자 충돌 예방
화물 적재함 탑승 금지 게시물
화물 적재함 탑승 금지 게시물. 하역장 떨어짐 예방 규칙
지게차 이동 동선 표지
지게차 이동 동선 표지. 차량·보행자 동선 분리 (P2: 사람 일부, 잘라내기)

5 · 선을 그은 뒤판단을 남기는 형식

판단 결과는 네 가지 산출물로 남겼습니다. 사업장마다 적용되는 법령과 그 사유를 적은 등록부, 34개 법령의 사업주 의무와 교육·훈련 의무를 담은 점검표, 업종과 직무별로 누가 어떤 법정 교육을 받아야 하는지 정리한 교육 목록, 반기 이행 점검에 반영할 준수 사항을 담은 결과 보고서입니다.

가장 공을 들인 것은 등록부의 ‘사유’ 칸입니다. 넣은 법령뿐 아니라 뺀 21개에도 이유를 적었습니다. 담당자가 바뀌거나 사업이 늘어 다시 판단해야 할 때, 그리고 누군가 “이 법은 왜 점검하지 않았느냐”고 물을 때 답이 되는 칸입니다. 물류센터가 하나 더 생기거나 공사 사업이 커지면 네 개의 문을 다시 통과시키면 됩니다.

점검의 무게 중심도 함께 옮겼습니다. 사업장을 돌아보니 사무 공간의 주된 관리 대상은 근골격계와 뇌심혈관 질환, 직무 스트레스였고, 중대재해로 이어질 위험은 협력업체가 맡은 고위험 작업에 몰려 있었습니다. 고위험 대상 선정, 고위험 작업별 표준 절차와 기준 점검표, 일상 활동과 도급 관리·감독, 보건관리와 맞춤 교육, 원·하청 통합형 체계로 이어지는 단계를 개선 과제로 제안했습니다.

정리다른 회사가 같은 질문을 받는다면

관계 법령의 범위는 업종마다, 사업장마다 답이 다릅니다. 그래서 정답 목록보다 같은 질문을 같은 순서로 던지는 습관이 쓸모 있습니다. 후보 법령 하나를 놓고 이렇게 물어보십시오.

  1. 우리 사업장에 그 법이 적용될 시설·사업·업무가 실제로 있는가? 사업장 안의 협력업체 업무까지 보았는가?
  2. 그 법의 목적에 일하는 사람의 안전·보건이 들어 있는가?
  3. 목적이 아니라면, 종사자 보호를 직접 정한 조문이 있는가?
  4. 그 의무를 지는 사람이 사업주인가, 국가나 다른 사업자인가?
  5. 행정해석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했고, 우리는 그와 같게 혹은 다르게 판단한 이유를 적어 두었는가?

관련 서비스 — 안전보건관리체계(중대재해처벌법) 서비스 안내

목록을 늘리기 전에 선을 긋는 기준을 세우면, 넣은 법도 뺀 법도 설명할 수 있습니다.
산업안전지도사·산업보건지도사 및 기술사가 사업장과 협력업체 현장을 직접 보고 관계 법령을 판단합니다.
기업명과 금액, 사업장명·시설 정보는 공개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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