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리포트›IT · 사무직›근골격계 유해요인조사
IT 기업 · 사무직 중심근골격계 유해요인 정기조사 설문 설계 · 결과 활용2024년 하반기

사무직 근골격계 설문, 증상만 물으면 놓치는 것 — 재택과 사무실이 섞인 IT 기업에서 문항을 일곱 묶음으로 짠 이유

사무직 근골격계 유해요인조사를 맡으면 대개 고시가 정한 증상조사표 한 장으로 설문을 끝냅니다. 어깨가 아픈지, 얼마나 자주, 얼마나 심하게 아픈지를 묻는 표입니다. 그런데 개발자와 디자이너가 중심이고, 사무실과 집을 오가며 일하는 직원이 많은 회사라면 그 한 장으로는 왜 아픈지, 무엇을 바꿔야 하는지가 보이지 않습니다. 2024년 하반기, 그런 IT 기업의 정기조사에서 우리는 설문을 일곱 묶음으로 짰습니다. 이 글은 묶음마다 무엇을 물었고, 왜 물었고, 결과를 어디에 썼는지를 차례로 정리한 것입니다.

이 글의 순서 설계의 출발점(문헌과 기준) → 문항 묶음 일곱 가지(무엇을 · 왜 · 어디에 썼나) → 설문과 실측 맞춰 보기 → 보고를 세 갈래로 나눈 이유 → 설계 체크표. 직원 자리를 찾아가 자세를 재고 그 자리에서 고친 실측 과정은 따로 다뤘기 때문에 여기서는 짧게만 언급합니다.

출발점설문지를 만들기 전에 문헌부터 본 이유

이번 조사는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657조의 3년 주기 정기조사였고, 증상 설문은 고용노동부 고시 제2020-12호와 KOSHA GUIDE H-9-2018을 따랐습니다. 여기까지는 다른 사업장과 같습니다. 다른 점은 그 위에 무엇을 더 얹을지였습니다. 그래서 설문을 짜기 전에 사무직 VDT 작업과 근골격계 질환을 다룬 연구들을 먼저 검토했습니다.

검토에서 두 가지를 얻었습니다. 하나는 시중의 사무용 책상·의자 치수가 다양한 체격을 다 담지 못한다는 점, 다른 하나는 성별과 키에 따라 앉는 자세의 버릇이 다르다는 점입니다. 같은 가구를 줘도 사람마다 결과가 달라진다는 뜻이니, 설문에도 사람과 일하는 방식을 가르는 문항이 필요했습니다. 작업환경 문항은 KOSHA GUIDE H-174-2015(영상표시단말기 사무환경 관리 지침)와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이 낸 VDT 작업환경 관련 연구를 참고해 만들었습니다. 설문은 사내 인트라넷으로 무기명으로 받았습니다.

문항 묶음일곱 묶음을 하나씩

묶음 1

어디서 일하는가 — 근무 형태와 선호 근무 형태

무엇을 — 지금 사무실 중심으로 일하는지 재택 중심으로 일하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느 쪽을 원하는지를 물었습니다.

왜 — 회사가 고른 책상과 의자는 사무실에만 있습니다. 집에서 일하는 사람의 책상은 회사가 모르는 영역입니다. 근무 형태를 묻지 않으면 증상 결과가 두 환경의 평균으로 뭉개집니다.

어디에 썼나 — 증상과 작업환경 결과를 근무 형태별로 나눠 보았더니, 재택 쪽 책상은 높이를 조절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아 사무실과 여건이 달랐습니다. 그래서 제언에 재택근무자의 작업환경을 회사가 어떻게 도울지 검토하라는 항목을 따로 넣었습니다.

묶음 2

무슨 일을 하는가 — 업무 종류와 앉아 있는 시간

무엇을 — 업무를 프로그램 개발·코딩, 자료 입력, 일반 사무, 디자인·도면, 자료 검색·조회로 나눠 고르게 하고, 하루 근무 시간과 쉬는 횟수·길이, 책상에 앉아 있는 시간이 이어지는지 끊기는지를 물었습니다. 지금 업무 이전에 했던 일도 함께 물었습니다.

왜 — 같은 컴퓨터 작업이라도 코딩은 키보드, 디자인은 마우스와 펜, 검색은 화면 응시가 중심이라 몸에 걸리는 부위가 다릅니다. 앉아 있는 총시간보다 한 번에 얼마나 이어 앉는지가 더 중요한 경우도 많습니다.

어디에 썼나 — 휴식 없이 몇 시간씩 이어 앉는다는 응답이 많아, 적어도 한두 시간에 한 번은 일어서서 몸을 펴는 방안과 55분 일하고 5분 쉬는 리듬을 제언에 넣었습니다.

묶음 3

어떤 몸으로 일하는가 — 생활과 건강

무엇을 — 성별과 나이, 여가 활동, 하루 가사 노동 시간, 스스로 느끼는 건강 상태, 류머티스 관절염·당뇨·통풍 같은 질병 진단 경험, 업무가 몸에 주는 부담 정도를 물었습니다.

왜 — 근골격계 통증에는 업무 밖의 원인도 섞입니다. 집안일이나 운동, 기존 질환을 묻지 않으면 업무 때문인 통증과 아닌 통증을 가를 수 없습니다. 고시의 증상조사표에도 같은 취지의 문항이 들어 있습니다.

어디에 썼나 — 스스로 건강하지 않다고 느끼는 직원이 적지 않았고 소수지만 관리가 필요한 질환을 가진 직원도 있어, 근골격계 대책과 별개로 회사 차원의 건강관리 지원을 검토해 보도록 권했습니다.

묶음 4

어디가 아픈가 — 법정 증상조사

무엇을 — 목, 어깨, 팔·팔꿈치, 손·손목, 허리, 다리·발의 통증이 지난 1년 동안 있었는지, 얼마나 오래, 얼마나 자주, 얼마나 심했는지를 고시 증상조사표 그대로 물었습니다.

왜 — 법정 조사의 뼈대이자 3년 뒤 다음 조사와 비교할 기준선입니다. 이 묶음은 문항을 바꾸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어디에 썼나 — 부위별·근무 형태별·부서 그룹별로 집계했습니다. 다만 응답자가 많은 부서일수록 통증 경험자도 많아 보이는 착시가 있어, 부서 비교는 참고용으로만 쓰도록 보고서에 적었습니다.

묶음 5

자리는 어떤가 — VDT 작업환경과 그에 따른 건강 상태

무엇을 — 모니터 윗단이 눈높이보다 높은지 낮은지, 키보드가 팔꿈치보다 높은지, 책상 밑에 다리를 뻗을 공간이 있는지, 의자와 책상에 만족하는지, 업무 재량권·휴게 공간·조명은 어떤지, 컴퓨터를 쓰고 난 뒤 시력이 달라졌는지를 물었습니다. 눈의 피로, 숨쉬기, 잠, 마음 상태처럼 화면 작업과 함께 오는 건강 변화도 함께 물었습니다.

왜 — 증상이 ‘결과’라면 작업환경은 ‘원인 후보’입니다. 직원이 스스로 답한 자리 상태는 나중에 실측과 맞춰 볼 수 있는 자료가 됩니다.

어디에 썼나 — 모니터를 눈높이보다 높게 쓴다는 응답이 많았고, 이는 실측 결과와 같은 방향이었습니다. 책상 밑에 상자 같은 물건이 있어 다리를 뻗지 못한다는 응답도 있어 바로 치우도록 했습니다. 시력 저하와 눈 피로 응답은 쉬지 않고 이어 앉는 시간과 연결해 짧은 휴식 방안으로 묶었습니다.

책상 아래 다리 공간
책상 아래 다리 공간. 다리를 뻗을 자리가 없으면 의자를 당겨 앉지 못한다
묶음 6

무엇이 불편하고, 무엇이 중요하다고 보는가 — 같은 항목을 두 번 묻기

무엇을 — 책상 높이와 높이 조절, 책상 위 공간, 의자 높이·좌판·등받이·팔 받침대, 키보드 높이와 각도, 마우스 위치와 크기, 모니터 높이·위치·거리·눈부심, 환기·조명·온습도·소음, 휴식 시간과 업무량 편중까지 같은 목록을 두 번 보여 주었습니다. 한 번은 지금 얼마나 불편한지, 한 번은 건강을 지키는 데 얼마나 중요하다고 생각하는지를 물었습니다.

왜 — 불편도는 개선 우선순위를, 중요도는 교육이 필요한 곳을 알려 줍니다. 둘을 함께 놓아야 ‘불편하지 않다고 느끼지만 실제로는 맞지 않는’ 항목이 드러납니다.

어디에 썼나 — 직원들은 의자 높이와 조절 기능을 거의 모두 중요하다고 답했습니다. 그런데 실측에서는 의자 높이가 몸에 맞지 않는 자리가 많았습니다. 중요성은 알지만 자기 의자를 어떻게 조절하는지는 모르는 것입니다. 그래서 장비를 새로 사는 대신, 의자와 책상을 자기 체격에 맞추는 법을 가르치는 교육과 영상 제작을 권했습니다. 책상 높이 조절과 상판 넓이에 대한 불편 응답은 다음 가구 교체 때 폭과 깊이를 다시 검토하라는 의견으로 남겼습니다.

등받이를 뒤로 크게 젖혀 앉은 자세
등받이를 뒤로 크게 젖혀 앉은 자세. 의자 조절법을 모르면 좋은 의자도 몸을 받치지 못한다
의자 팔 받침대와 좌판
의자 팔 받침대와 좌판. 높이와 간격을 체격에 맞추는 법을 아는지가 관건
묶음 7

아파서 무엇을 했는가 — 진료 경험

무엇을 — 지난 1년 동안 근골격계 문제로 병원에 간 적이 있는지, 근무 중 통증 때문에 간 적이 있는지, 어느 진료과에 갔는지, 일을 쉰 기간, 입원과 수술 여부, 아픈데도 진료를 못 받은 이유, 병원 밖에서 한 노력(스트레칭, 요가·필라테스, 걷기 등)을 물었습니다. 문항은 직업환경의학 전문의가 만든 안을 바탕으로 했습니다.

왜 — 증상조사는 ‘아픈가’를 묻지만, 그 통증이 일을 멈추게 했는지, 회사가 무엇을 도와야 하는지는 진료 경험에서 드러납니다. 진료를 못 받은 이유가 시간인지, 비용인지, 거리인지에 따라 회사가 할 일이 달라집니다.

어디에 썼나 — 시간이 없어 진료를 미룬다는 응답도, 병원 대신 스스로 스트레칭을 한다는 응답도 있었습니다. 제언에는 스트레칭과 건강관리 프로그램, 반기마다 증상과 자세를 다시 확인하는 모니터링을 넣었습니다. 직원들이 진료를 미루는 이유와 스스로 하는 관리 방법을 알고 있으면 이런 프로그램을 직원의 생활에 맞게 짤 수 있습니다.

대조설문은 넓게, 실측은 깊게 — 둘을 맞춰 보는 단계

설문이 끝난 뒤에는 통증이 있거나 원하는 직원을 신청받아 자리로 찾아가 ROSA로 자세를 재고, 그 자리에서 의자와 모니터를 함께 조정했습니다. 측정 결과와 조사자 의견은 개인별 결과표로 정리해 회사가 본인에게 전하도록 했습니다. 이 단계의 쓸모는 설문을 확인하는 데 있었습니다. 모니터 높이처럼 설문과 실측이 같은 방향을 가리킨 항목은 바로 제언이 되었고, 의자 높이처럼 둘이 어긋난 항목은 교육 과제가 되었습니다. 여러 사람이 오래 앉아 있는 회의실도 함께 보았습니다. 회의실 모니터가 너무 높아 20cm쯤 낮추고, 오래 회의할 때는 문을 잠시 열어 두거나 문 위아래에 환기창을 두도록 권했습니다.

키보드와 마우스 배치
키보드와 마우스 배치. 마우스를 키보드에서 멀리 두면 어깨가 바깥으로 돌아간다

보고같은 결과를 세 갈래로 나눠 전한 이유

같은 내용이라도 읽는 사람이 다르면 필요한 깊이가 다릅니다. 사무직 조사의 대책은 대부분 개인의 습관과 회사의 투자가 함께 움직여야 하므로, 직원 개인과 경영진에게 각각 맞는 문서를 따로 건네는 편이 실행으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체크표사무직 근골격계 설문을 짤 때

묶음꼭 넣을 것빠지면 놓치는 것
근무 형태사무실·재택 구분, 선호 형태집 책상 문제가 평균에 묻힘
업무 종류코딩·입력·사무·디자인·검색, 이어 앉는 시간부위별 원인을 짐작할 단서
생활·건강가사·여가, 기존 질환, 스스로 느끼는 건강업무 외 원인과의 구분
증상고시 증상조사표 원형 그대로다음 조사와의 비교 기준선
작업환경모니터·키보드 높이, 다리 공간, 시력·휴식실측과 맞춰 볼 자료
불편도·중요도같은 항목을 두 번 묻기교육이 필요한 항목
진료 경험병원 이용, 업무 중단, 못 간 이유회사가 도와야 할 방식

서비스 안내 → 산업보건 관리 — 근골격계 유해요인조사

사무직 근골격계 조사도 설문 설계에서 결과의 쓸모가 갈립니다. 근무 형태와 업무 방식에 맞는 문항부터 함께 짜겠습니다.
산업안전지도사·산업보건지도사 및 기술사가 직접 현장을 봅니다.
기관명과 금액은 공개하지 않습니다. 이 글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사람과안전이 새로 정리한 것입니다.
견적 받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