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 협력사와 설비 협력사에 같은 체계를 줄 수는 없었다 — 사내 협력사 22곳을 업무 유형별로 대조한 기록
협력사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이라고 하면 원청이 만든 표준 매뉴얼 한 벌을 나눠 주는 일을 떠올리기 쉽습니다. 그런데 한 제조 대기업의 여러 사업장에 상주하는 협력사 22곳을 차례로 찾아가 보니, 같은 담장 안에서도 회사마다 다루는 위험이 전혀 달랐습니다. 바닥에 왁스를 칠하는 회사, 배관을 용접하는 회사, 지게차로 제품을 나르는 회사, 화학 폐기물을 거둬 가는 회사, 출입문을 지키고 밥을 짓는 회사가 한 원청 아래 있었습니다. 이 글은 22곳을 다섯 유형으로 묶어 나란히 놓고,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달라야 했는지를 정리한 기록입니다.

비교의 틀22곳을 세 가지 축으로 나눠 보았습니다
진단 자체는 22곳 모두 같은 11개 항목(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제4조·제5조 기준)으로 했습니다. 다만 결과를 정리하면서 항목별 점수보다 회사의 성격이 처방을 더 많이 갈랐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그래서 아래 세 축으로 다시 나눠 보았습니다.
대조표다섯 유형, 한 장에 놓고 보기
인원은 각 협력사 보고서에 적힌 해당 사업장 기준입니다. 회사가 특정되지 않도록 유형으로만 묶었습니다.
| 유형 | 하는 일 | 현장 인원 · 선임 형태 | 근무 형태 | 체계에서 먼저 본 것 |
|---|---|---|---|---|
| 청소·미화 5곳 | 사무동·클린룸 청소, 바닥 왁스 작업, 사내 도로 청소, 생산 폐기물 수거 | 21~41명. 다섯 곳 모두 안전관리 업무를 전문기관에 위탁, 관리감독자 1명 | 주간 위주. 클린룸 담당 일부 교대, 주말 순번 근무 | 미끄럼, 세제·왁스 취급, 혼자 하는 수거 작업, 근로자 건강관리 |
| 설비 유지보수·영선 4곳 | 공조·배관·전기 설비 정비, 생산설비 부품 교체, 덕트·보온 공사, 경미한 보수 | 4~24명. 외부 위탁, 내부 담당, 선임 없이 책임자만 둔 곳이 섞임. 팀마다 관리감독자를 둬 3~4명인 곳이 셋 | 네 곳 모두 주간 | 화기·절단·회전 공구, 정비 중 설비의 잠금, 원청 작업허가와의 연결 |
| 물류·운송·창고 7곳 | 자재 입고·보관·불출, 완제품 상하차, 통관 화물 운반, 연구용 시약 배송, 지게차 임대·운전 | 6~70명. 선임·위탁 없이 책임자와 관리감독자만 둔 곳과 외부 위탁한 곳이 섞임 | 교대 근무가 있는 곳이 여럿(2교대·3교대) | 지게차와 보행자, 완제품 취급 기준, 밀봉 화학물질 보관 장소 출입 |
| 폐기물·집진 3곳 | 일반·지정폐기물 수거와 분류·반출, 공정에서 나온 폐제품 처리, 집진기 분진 제거 | 13~28명. 외부 위탁, 내부 담당, 겸직 담당이 한 곳씩. 보건 업무는 세 곳 모두 외부에 맡김 | 주간 위주, 일부 24시간 교대 | 화학 노출 보호구, 유해성 정보 관리, 장비 목록, 담당자의 시간 |
| 보안·급식·통근 3곳 | 출입·차량 통제와 순찰, 위탁급식, 통근버스·주차 관리, 문서·택배 | 14~25명. 세 곳 모두 선임 의무 없음, 관리감독자 중심 | 3조 2교대, 야간 조리, 시차 출퇴근 | 야간·교대 근로자 건강, 재도급 구조, 관리감독자 교육의 종류 |
유형별로 들여다보기표 한 줄 뒤에 있던 이야기
청소·미화 — 위험은 바닥과 사람에게 있었다
청소 협력사의 위험은 설비보다 바닥에 있었습니다. 왁스를 벗겨 내는 작업 중 미끄러짐을 막으려고 신발에 철 수세미를 감아 보고, 효과를 확인한 뒤 작업절차서에 넣은 곳이 있었습니다. 현장 근로자의 제안이 절차서까지 올라간 좋은 사례입니다. 반대로 폐기물 수거를 오전에는 두 사람이 함께 하다가 오후에는 한 사람이 하는데, 그 운영 방식이 지침에는 없는 곳도 있었습니다. 우리는 실제 운영을 지침에 그대로 적어 두라고 권했습니다. 세제류를 쓰면서 물질안전보건자료를 갖추지 않은 곳에는 비치·게시·교육을 안내했습니다.
이 유형은 여성 근로자 비중이 다른 유형보다 높았고, 근로자 평균 연령이 높은 곳도 있었습니다. 보건관리 위탁기관이 매달 찾아와 혈압을 챙기는 곳, 건강진단 재검 대상자를 원청 간호사가 상담해 주는 곳이 이 유형에 있었습니다. 청소 협력사라도 지게차로 폐기물을 옮기는 곳은 물류 회사와 같은 장비 관리를 해야 했습니다. 실제로 지게차 옆면·뒷면 접촉을 막는 장치를 처음 고안해 원청 전체로 퍼뜨린 곳이 이 유형에서 나왔습니다.
설비 유지보수·영선 — 원청의 작업허가가 체계의 일부였다
설비 협력사는 절단기, 그라인더, 용접기 같은 화기·회전 공구를 매일 씁니다. 눈에 띈 것은 원청의 작업허가 제도와 협력사의 체계가 맞물려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공구는 사업장에 들일 때 점검을 받아 표시를 붙이고, 작업허가를 내줄 때 그 표시를 다시 확인하는 식입니다. 담장 밖의 일반 시설관리 업체라면 스스로 만들어야 할 장치를 원청 제도가 대신 해 주고 있는 셈입니다.
작업환경측정도 원청이 주관해 반기마다 해 주는 곳이 있었고, 용접·금속 가공 작업을 협력사가 직접 측정하고 특수건강진단 대상자를 따로 관리하는 곳도 있었습니다. 같은 유형 안에서도 원청에 기대는 정도가 이렇게 다르기 때문에, 이 유형에서는 「원청이 해 주는 것」과 「우리 회사 이름으로 남아야 하는 것」의 경계를 분명히 해 두는 일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팀마다 관리감독자를 정해 둔 곳이 많았고, 팀별로 작업절차서를 따로 세분해 둔 곳은 그 자체로 모범이었습니다.



설비 협력사 현장에서는 정비 중인 밸브에 조작금지 표지와 잠금 커버가 실제로 걸려 있는지, 높은 곳 점검대에 난간이 있는지, 회전체와 날에 덮개가 닫혀 있는지를 먼저 봤습니다. 절차서의 문장이 현장에 닿았는지 확인하는 가장 빠른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물류·운송·창고 — 지게차와 「규정이 없는 화물」
일곱 곳으로 가장 큰 무리였고 규모 차이도 가장 컸습니다. 공통 위험은 지게차였습니다. 운전자 일일점검표와 관리대장은 대부분 갖춰져 있었습니다. 눈여겨본 것은 지게차를 빌려 쓰는 경우입니다. 장비 유지관리는 임대업체가 맡고, 쓰는 회사는 운전 규칙과 일일점검을 맡는 식으로 일이 나뉩니다. 우리는 이런 곳일수록 누가 무엇을 점검하는지를 문서로 맞춰 두어야 한다고 봅니다.
이 유형에서 가장 의미 있게 본 쟁점은 완제품 취급 기준이었습니다. 포크로 제품을 찍거나 큰 충격을 주면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현장은 속도 제한, 후진 운반 금지, 운전석을 떠나면서 시동키를 빼지 않으면 키를 회수하는 것 같은 자체 규칙을 엄격하게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완제품에 대해 산업안전보건 법령과 화학물질 관련 법령이 정해 둔 사항은 거의 없었습니다. 법이 비어 있는 곳은 회사 매뉴얼이 기준이 되므로, 매뉴얼을 다시 보고 원청 차원에서 관계 부처 질의로 필요한 서류를 확인하도록 제안했습니다. 밀봉된 시약을 다루는 곳은 보관 창고 출입 행동수칙과 물질안전보건자료 검색 단말을 갖추고 있었고, 화학물질을 나르는 근로자에게 반기마다 시험을 보게 해 통과한 사람만 작업하게 하는 곳도 있었습니다.
폐기물·집진 — 「대상이 아니어도」 관리하는 곳이 강했다
지정폐기물은 물질안전보건자료 작성 대상이 아닙니다. 그런데도 폐기물마다 유해성 정보를 정리해 스티커로 붙이고 교육하는 곳이 있었습니다. 실험실이나 처리장에 들어갈 때 입는 보호구를 장소별로 정해 작업절차서에 넣은 곳, 집진기 분진을 치울 때 특급 방진마스크와 보호복을 쓰게 한 곳도 있었습니다. 법이 요구하는 선보다 위에서 관리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약한 고리는 사람이었습니다. 안전보건 담당자가 다른 업무를 겸하고 있어 시간이 부족하다는 이야기가 이 유형에서 가장 구체적으로 나왔습니다. 장비 목록에서 소형 인양 장비 하나가 빠져 있던 것처럼, 꼼꼼한 회사라도 담당자 한 사람에게 기대는 체계는 작은 틈이 생깁니다. 원청에 인력 지원 방안을 검토해 달라고 한 제안은 여기서 출발했습니다.
보안·급식·통근 — 우리 회사가 도급인이 되는 순간
세 곳은 하는 일이 서로 달랐지만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근무 시간이 가장 불규칙했습니다. 출입 보안은 3조 2교대로 돌았고, 급식은 밤에 조리하는 인원이 따로 있었으며, 주차 관리는 오전·오후·중간 근무로 나뉘었습니다. 엑스선 검색대를 다루는 보안 근로자는 분기마다 작업환경측정을, 전원이 특수건강진단을 받고 있었고, 야간 조리 인원도 특수건강진단 대상으로 관리되고 있었습니다.
이 유형에서 만난 가장 중요한 구조는 재도급이었습니다. 위탁급식 협력사는 조리 인력을 다른 업체 소속으로 쓰고 있었습니다. 원청의 협력사이면서 동시에 자기 사업장 안의 도급인이 되는 것입니다. 이 경우 협의체 운영, 작업장 순회점검, 교육 장소·자료 제공 같은 산업안전보건법 제64조의 도급인 의무가 이 협력사에게도 걸린다는 점을 짚었습니다. 통근·주차 협력사에서는 관리감독자로 지정된 사람이 다른 종류의 교육을 받고 있어, 관리감독자 교육으로 바꾸도록 안내했습니다.
세 번째 축본사가 담장 밖에 있을 때
대조표에는 다 담지 못했지만, 업무 유형만큼 처방을 가른 것이 상주 형태였습니다. 22곳은 크게 두 무리였습니다. 아래 표의 강점·빈틈·처방은 보고서에서 확인한 모습을 바탕으로 한 사람과안전의 정리입니다.
| 회사 전체가 이 사업장에 있는 곳 | 본사·다른 사업장이 따로 있는 곳 | |
|---|---|---|
| 모습 | 대표가 현장에 있고, 직원 대부분이 원청 사업장 안에서 일함 | 현장에는 작업 인원과 관리감독자만 있고, 책임자는 본사나 다른 사업장에 있음. 전사 인원이 수천 명인 회사의 작은 현장도 있었음 |
| 강점 | 의사결정이 빠르고 원청 협의체에 대표가 직접 나옴 | 본사의 관리 시스템과 양식을 현장에서 함께 쓸 수 있음 |
| 빈틈 | 대표 한 사람이 책임자·담당을 다 겸해 기록이 사람에게 묶임 | 본사 문서와 현장 실정이 어긋나기 쉽고, 현장 관리감독자가 사실상 체계의 축이 됨 |
| 처방 | 업무분장을 문서로 나누고 반기 점검표로 기록을 남김 | 현장 관리감독자의 역할과 보고 경로를 정하고, 본사 점검에 현장 항목을 넣음 |
여기서 하나 짚어 둘 법적 차이가 있습니다. 안전관리자 선임 의무는 산업안전보건법상 사업장의 상시근로자 수로 따지지만, 중대재해처벌법의 의무는 회사(사업) 단위로 경영책임자에게 걸립니다. 현장 인원이 열 명 남짓이라 이 사업장에는 선임 의무가 없더라도, 회사 전체로는 중대재해처벌법상 체계를 갖춰야 하고 이 현장도 그 체계 안에 들어가야 합니다. 본사가 담장 밖에 있는 협력사일수록 이 연결이 끊어지지 않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공통점달랐지만 똑같이 비어 있던 세 칸
유형마다 처방은 달랐지만, 다섯 유형 모두에서 같은 빈칸이 나왔습니다.
- 원청 평가와 별개인 자기 반기 점검 — 원청의 정기 평가를 받으며 기본기는 단단했지만, 원청 평가표가 묻지 않는 경영책임자 의무(책임자 등의 업무수행 평가, 관계 법령 이행점검)는 비어 있기 쉬웠습니다.
- 법령 이행점검 서식 — 우리 회사에 어떤 안전·보건 법령이 적용되는지 반기마다 확인하는 양식이 없는 곳이 대부분이었습니다.
- 사고 이후 절차 — 최근 3년 안에 재해가 난 곳이 없어, 재해조사·재발 방지 절차와 급박한 위험 시 작업중지 절차를 써 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양식은 공통으로 한 벌(지침·매뉴얼 예시 5종, 반기 점검용 서식 11종)을 만들고, 그 양식을 각 회사의 작업에 어떻게 채울지는 회사별 보고서 22부에 따로 적었습니다. 「공통 양식, 회사별 예시」가 이번 과업에서 찾은 균형점이었습니다.
차이가 만든 과제원청에 드린 제안은 어느 협력사에서 나왔나
원청에 드린 검토 사항 여섯 가지를, 그 목소리가 가장 크게 나온 유형과 짝지었습니다.
| 제안 | 가장 크게 들린 곳 | 관련 기준 |
|---|---|---|
| 협력사 평가 항목에 책임자 등 업무수행 점검·법령 이행점검 추가 | 모든 유형 공통 | 시행령 제4조 제5호, 제5조 |
| 도급금액 안에 수급인 안전보건 비용을 별도 항목으로 | 필요할 때마다 사전 협의·사후 정산하던 청소·미화 협력사 | 시행령 제4조 제9호 나목 |
| 교육 장소·자료와 공통 필수 과정 지원 | 교육할 공간과 자료가 부족한 청소·미화, 관리감독자 교육을 원한 통근 협력사 | 산업안전보건법 제64조 제1항 제3호 |
| 작업절차서를 안전작업절차서 수준으로 | 작업절차서를 갖춘 협력사 전반 | — |
| 완제품 취급 기준 정비 | 물류·운송 협력사 | — |
| 안전보건 인력 지원 | 담당자가 겸직하거나 한 사람이 30~40명을 맡는 폐기물·물류·청소 협력사 | — |
마무리협력사가 많은 원청이 스스로 물어볼 다섯 가지
사내 협력사를 한 가지 잣대로 평가하는 것은 공정해 보이지만, 위험이 다른 회사에 같은 서류를 요구하면 서류는 채워지고 위험은 남습니다. 이번 대조에서 얻은 질문을 남깁니다.
- 우리 협력사들을 하는 일 기준으로 묶어 보면 몇 유형이 나오는가? 유형마다 위험성평가의 중심 위험이 다르게 적혀 있는가?
- 원청 작업허가·공구 점검이 대신 해 주는 일과, 협력사 이름으로 남아야 하는 기록이 구분돼 있는가?
- 법령이 비어 있는 화물·물질을 다루는 협력사에게 원청 기준을 따로 주고 있는가?
- 협력사 가운데 재도급으로 스스로 도급인이 된 곳은 어디인가?
- 본사가 담장 밖에 있는 협력사의 현장 관리감독자는 누구에게 무엇을 보고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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