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무가 열두 가지, 열여섯 가지인 공공기관의 근골격계 조사 — 두 기관을 나란히 놓고 본 공통점과 차이
같은 해 가을, 성격이 다른 공공기관 두 곳의 근골격계 유해요인 정기조사를 연달아 맡았습니다. 한 곳은 유통 시설과 본부 조직, 연구·상황실 근무가 함께 있는 기관이었고, 다른 한 곳은 체육·환경·교통 시설을 함께 운영하는 지방공기업이었습니다. 두 기관 모두 사무직 옆에 운전원이, 조리원 옆에 시설 정비원이 있는 조직입니다. 직무가 이렇게 섞여 있으면 조사를 어떤 단위로 나눌지부터가 결과를 좌우합니다. 두 기관을 나란히 놓고 보면 그 차이가 잘 드러납니다.
대조표두 기관은 어떻게 달랐나
| 구분 | 기관 A — 유통 시설·본부·연구 조직 | 기관 B — 체육·환경·교통 시설 운영 |
|---|---|---|
| 조사 단위 | 12개 직무 | 16개 직무 |
| 사무 쪽 직무 | 본부 사무, 민원 콜센터, 통신 상황실, 실험실 | 사무, 콜센터, 주차 관련 콜 응대 |
| 현장 쪽 직무 | 경매장 검수, 냉동 화물 입·출고, 급식 식재료 배송, 기계실, 조리, 청원경찰, 폐수처리 | 미화, 잔디 관리, 전기·기계, 아이스링크 정빙·대여, 고온 환경에너지 설비, 음식물 전처리·퇴비·폐수, 봉투 포장·배송, 조리, 주차장 정비 |
| 운전 직무 | 배송 차량, 지게차 | 노선버스, 교통약자 차량 |
| 환경 조건 | 물기·얼음, 저온, 냉동 화물 | 고온(환경에너지 설비·음식물 처리 시설), 빙상장 한랭, 옥외 폭염 |
| 증상 설문 | 상반기에 먼저 진행된 전 직원 온라인 설문 결과를 분석에 반영 | 현장 조사와 같은 시기에 전 직원 온라인 설문 |
| 현장 조사 | 이틀에 걸쳐 직무별 관찰·면담 | 이틀에 걸쳐 직무별 관찰·면담 |
표의 위쪽 칸만 보면 두 기관은 전혀 다른 조직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직무를 몸 쓰는 방식으로 다시 묶으면 겹치는 부분이 많습니다. 앉아서 화면과 전화를 보는 직무, 차를 모는 직무, 서서 오래 일하는 직무, 무거운 것을 드는 직무가 두 기관 모두에 있습니다. 차이는 그 위에 얹히는 환경, 곧 물기와 얼음이냐, 열기냐에서 갈렸습니다.
방법부서가 아니라 몸 쓰는 방식으로 조사 단위를 나눈다
두 조사 모두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657조에 따른 3년 주기 정기조사였고, 부담작업의 범위는 고용노동부 고시 제2020-12호, 조사 방법은 KOSHA GUIDE H-9-2018을 따랐습니다. 직무가 섞인 조직에서 부서 단위로 조사하면 한 부서 안의 서로 다른 일이 평균에 묻힙니다. 예를 들어 같은 사업소 안에서도 민원 응대와 출장 점검을 함께 하는 사람이 있고, 같은 처 안에 사무와 현장 작업이 섞여 있습니다.
그래서 두 기관 모두 직무를 단위로 삼고, 평가 도구도 직무 성격에 맞춰 배정했습니다. 오래 앉아 키보드·마우스·전화를 쓰는 사무와 콜센터는 의자·모니터·입력장치를 함께 보는 ROSA로, 근력을 쓰고 움직이며 일하는 현장 직무는 전신 자세를 보는 REBA와 어깨·팔·손목을 자세히 보는 RULA로 평가했습니다. 점수만으로 순서를 정하지 않고, 영상·사진 분석과 작업자 면담, 증상 설문 결과를 함께 놓고 개선 우선순위를 정했습니다.
공통점두 기관에 똑같이 나온 다섯 가지
1. 보호구가 ‘필요할 때 사는 물건’에 머물러 있다
두 기관 모두 부서마다 필요할 때 보호구를 사는 방식이어서, 같은 일을 해도 받는 사람과 못 받는 사람이 갈렸습니다. 처방은 같았습니다. 반기마다 작업자 의견을 듣고, 손목·팔꿈치·허리·무릎 보호대와 진동저감장갑·안전화를 연 1~2회 정기 지급하며, 여름과 겨울 대비품도 계절에 앞서 나눠 줍니다. 부서별 필수 보호구 목록과 예산을 정하고, 손상되면 바로 바꾸며, 보건관리자가 분기마다 착용과 교체 상황을 점검합니다. 착용은 의무로 묶기보다 피로가 큰 시간대에 쓰도록 권하는 편이 오래 갑니다.
2. 콜센터의 헤드셋은 있는데 쓰지 않는다
두 기관의 콜센터 모두 한 손으로 수화기를 들거나 어깨에 끼고 통화하며 다른 손으로 입력하는 자세가 문제였습니다. 그런데 헤드셋이 없는 것이 아니라, 지급된 제품이 쓰기 불편해 아무도 쓰지 않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새 제품을 일괄로 사는 대신 작업자와 함께 써 보고 고른 뒤 지급하라고 권했습니다. 녹음 기능이 있는 전화기와 양쪽 귀형 헤드셋, 다리를 넣을 공간이 넉넉한 서랍 없는 책상, 발 받침대, 팔꿈치 높이에 맞춘 키보드와 몸 가까이 둔 마우스, 한 시간마다 5분 넘게 하는 목·어깨 스트레칭이 함께 묶인 처방입니다.

3. 운전 직무는 쉬는 시간이 쉬는 시간이 아니다
배송 차량이든 노선버스든 오래 운전하면 피로가 쌓여 사고 위험과 함께 허리·목 증상이 나빠집니다. 연속 운전은 2시간 안으로 끊고 적어도 10분은 쉬며 스트레칭할 수 있게 배차를 조정하도록 했습니다. 운전석에는 허리를 받치는 쿠션을 두고, 자기 몸에 맞게 좌석을 조절하는 법을 가르칩니다. 기관 A의 지게차와 배송 차량은 뒤를 볼 때마다 상체와 목을 비트는 동작이 반복돼 후방 카메라와 큰 보조 거울, 후진을 줄이는 동선 정리를 권했습니다. 기관 B의 교통약자 차량은 승객을 찾아 계속 이동하는 탓에 점심시간 말고는 쉴 틈이 거의 없어, 쉬는 시간을 따로 확보하는 것이 과제로 남았습니다.

4. 서서 오래 일하는 직무에는 발밑부터
경비 근무자, 조리원, 포장 작업자는 하루 대부분을 서 있습니다. 피로방지 매트, 충격을 흡수하는 깔창이나 미끄럼 방지 작업화, 잠깐 기대어 앉을 수 있는 입식 의자를 공통으로 권했습니다. 기관 A의 청원경찰은 장시간 서고 걸으면서도 일반 구두를 신고 있어 근무화나 충격 흡수 깔창부터 바꾸도록 했습니다.

5. 조사 뒤를 이어 갈 서식이 없다
3년마다 조사를 해도 그 사이의 변화를 기록할 도구가 없으면 다음 조사는 다시 처음부터입니다. 두 기관 모두에 근골격계 자가 점검표와, 누가 언제 어떤 보호구를 받았는지 적는 지급 기록부 양식을 보고서에 붙였습니다. 자가 점검표는 작업자가 스스로 통증을 알아채고 보건관리자 상담으로 이어지게 하는 도구이자, 다음 조사 때 전후를 비교할 자료가 됩니다. 기관 B에는 분기마다 통증이 있는 사람을 면담해 가벼운 통증, 계속되는 통증, 기능 제한 의심으로 나누고 각각 스트레칭 지도, 보호구 우선 지급과 작업 순환, 전문 진료 연계로 대응하는 체계도 함께 제안했습니다.
차이환경이 다르면 같은 처방도 달라진다
기관 A — 물기와 얼음, 그리고 낮은 짐칸
- 젖은 바닥 — 경매장 검수 구역과 냉동 화물 입·출고 구역은 얼음과 물기로 미끄러지기 쉽습니다. 미끄럼 방지 코팅이나 고마찰 매트, 배수 정비, 미끄럼 방지 안전화와 방수 장갑을 권했습니다.
- 입·출고의 계절 대비 — 여름엔 이동식 냉방기, 겨울엔 동선 옆 복사 난방기를 두고, 팔레트는 바닥이 아니라 리프트 테이블이나 받침대 위에 쌓아 작업 높이를 맞춥니다. 상자에는 양쪽 손잡이 구멍을 내고, 쌓는 높이는 가슴선 아래로 정합니다.
- 저상 트럭 상하차 — 짐칸 안에서 허리를 굽혀 짐을 들었다 내리는 동작을 없애기 위해 차량 안에 적재함을 설치해 짐칸 밖에서만 싣고 내리게 하는 방법을 제시했습니다. 자주 다루는 물품에는 무게를 표시합니다.
- 실험실과 상황실 — 현미경 관찰은 한 번에 30~40분 안으로 끊고 기록 작업과 번갈아 하게 했습니다. 무전과 전화를 함께 받는 상황실 근무에는 한쪽 귀형 헤드셋이나 골전도 이어폰으로 주변 경보음을 들으면서 수화기를 어깨에 끼우는 자세를 없애도록 했습니다.
- 폐수처리 — 탱크 슬러지를 사람이 들어가 씻는 대신 바깥에서 버튼으로 돌리는 세척 노즐, 끌고 다니지 않게 하는 호스 릴, 허리 높이에 맞춘 약품 투입구와 소용량 용기 분할을 권했습니다.


기관 B — 열기, 빙판, 낮은 천장
- 고온 시설 — 고온 환경에너지 설비와 음식물 처리 시설은 더위가 근육 피로를 키웁니다. 이동식 냉풍기와 차열막, 습도 관리에 더해 습구흑구온도(WBGT)에 따라 작업과 휴식 비율을 정하도록 했습니다. 예를 들어 28~31℃ 구간의 중등 이상 작업은 45분 일하고 15분 쉬고, 30℃를 넘으면 30분씩 번갈아 하는 식입니다.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566조(휴식 등)와 제567조(휴게시설의 설치)가 근거입니다.
- 무거운 원료와 도구 — 20kg 포대로 들어오는 보수 재료는 10~15kg 소포장 납품을 협의하고 허리~가슴 높이에 보관하게 했습니다. 설비 안쪽 덩어리를 깨는 해머는 가벼운 것으로 바꿔 팔꿈치·손목 건염을 줄입니다. 수영장 소금 포대도 가슴 높이에 두고 높이 조절 대차로 옮기도록 했습니다.
- 빙상장 — 얼음을 깎는 작업이 길게는 4~6시간 이어져 30~40분마다 5~10분 쉬게 하고, 얼음 깨는 도구와 호스를 가벼운 것으로, 정빙기 좌석에는 허리 받침을 보강하도록 했습니다. 여름철 근무 공간에서 헬멧을 라디에이터로 말리는 방식은 실내를 덥혀 피로를 키우므로 헬멧 건조대를 검토하게 했고, 선수용 스케이트 수작업 연마는 한 사람에게 몰리지 않게 나누도록 했습니다.
- 음식물 처리·퇴비·폐수 — 반입량이 넘치면 바닥 청소가 급격히 늘어 반입량을 목표치의 80% 수준으로 관리하고, 강도가 높은 공정은 2~3년 주기로 작업을 순환합니다. 퇴비 확인 구간은 천장이 낮아 매일 몸을 숙여야 하므로 조명 보강과 함께 장기적으로 천장을 높이는 공사를 검토하게 했습니다. 지하에서 일하는 폐수 작업자를 위해 같은 층에 휴게시설을 새로 두도록 했습니다.
- 옥외·주차장 — 주차장 정비 인력은 쉬는 시간을 차 안에서 보내고 있어 냉난방이 되는 작은 휴게 부스를 권했고, 예초기·전정 장비는 20~30분 쓰고 5~10분 쉬며 하루 합계를 2~3시간 안으로 관리하게 했습니다. 폭염·한파 특보에 맞춘 작업 조정 기준도 붙였습니다.
- 콜센터의 소음 — 공연 시설 옆 콜센터는 공연 소음 때문에 통화가 길어지고 같은 민원을 반복해 받게 됩니다. 방음 패널이나 흡음재, 공연 시간대 임시 근무지를 제안했습니다.

현장 기록두 기관에서 본 장면
사진은 모두 얼굴·상표·글자를 흐리거나 잘라 낸 것입니다.
- 기관 A — 바닥 공구 작업, 폐수처리 수조 세척, 대형 솥 조리.
- 기관 B — 콜센터 좌석, 버스 운전석, 빙상장 대기 공간의 헬멧 건조.
정리직무가 섞인 기관이 다음 조사 전에 볼 것
조사 단위가 부서인가, 직무인가
한 부서에 사무와 현장이 섞여 있다면 직무 단위로 다시 나눠야 결과가 쓸모 있습니다.
지급했는데 안 쓰는 장비가 있는가
헤드셋, 보호대, 의자처럼 이미 있는 장비가 안 쓰이는 이유를 묻는 것이 새로 사는 것보다 먼저입니다.
환경 조건이 대책에 들어가 있는가
같은 운반 작업이라도 얼음 위인지, 열기 속인지에 따라 쉬는 주기와 보호구가 달라집니다.
다음 조사까지 이어 갈 기록이 있는가
자가 점검표와 보호구 지급 기록부가 있으면 3년 뒤 조사는 비교에서 시작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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