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 사례 ④] 지게차 충돌사고 판례 해설 | 중처법 위반 6가지 원인 분석
사람과안전
2026년 07월 27일
중대재해 사례 분석 시리즈 마지막 편입니다. 지게차는 제조업과 물류 현장에서 사망 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장비로 꼽힙니다. 후진이 잦고, 적재물 때문에 시야가 막히기 쉬우며, “잠깐 쓰는 거니까”라는 인식 때문에 자격 없이 운전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이번 편에서 살펴볼 사고는 2023년 1월 광주광역시 광산구 하남산단의 냉장고 및 에어컨 부품 제조업체에서 발생했습니다. 외국인 근로자가 무면허로 지게차를 운전하다가 동료 근로자를 충돌해 사망에 이르게 한 사건입니다. 법원은 이 한 건의 사고에서 6가지 위반 원인을 인정했습니다. 단순한 운전 실수가 아니라 사업장 전반의 안전관리 공백이 한꺼번에 드러난 사례입니다.
이번 편에서는 ① 사고 개요와 처벌 내용, ② 구조적 문제(무면허·동선 미구분), ③ 관리 부재(형식 평가·전문기관 무시), ④ 실행 부재(관리감독자·계획서·외국인 교육)를 차례로 정리하고, 마지막에는 같은 구조가 우리 현장에서 반복되지 않도록 점검할 체크리스트를 제시합니다.

사고는 2023년 1월 9일 오후 2시 12분경, 광주광역시 광산구 하남산단의 냉장고 및 에어컨 부품 제조업체에서 발생했습니다. 외국인 근로자가 지게차를 운전하던 중 같은 작업장에서 자재를 옮기던 동료 근로자와 충돌해 사망에 이르게 한 사고입니다. 운전자는 지게차 조종 면허가 없는 상태였습니다.
| 항목 | 내용 |
|---|---|
| 발생 시기 | 2023년 1월 9일 |
| 장소 | 광주광역시 광산구 하남산단 냉장고 및 에어컨 부품 제조업체 |
| 사업장 규모 | 상시 근로자 약 145명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 |
| 피해 | 33세 필리핀 국적 근로자 1명 사망 |
| 운전자 | 외국인 근로자 (지게차 조종 면허 없음) |
| 처벌 대상 | 처벌 내용 |
|---|---|
| 대표 |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 벌금 5,000만 원 |
| 법인 | 양벌규정 — 벌금 5,000만 원 |
| 운전자 | 산업안전보건법·건설기계관리법 위반 — 벌금 2,000만~3,000만 원 |
법원이 인정한 위반 원인은 6가지입니다. 무면허 운전, 동선 미구분, 형식적 위험성평가, 안전전문기관 개선조치 미이행, 관리감독자 현장 이탈·작업계획서 부실, 특별안전보건교육 미실시. 각각 독립적인 항목이지만 사업장 전반의 안전 공백을 보여주는 신호로 함께 작동했습니다.

이 사업장에서는 무면허 외국인 근로자가 지게차를 운전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판결문 각주에 따르면 사고 이후에도 회사 직원 중 지게차 면허를 취득한 외국인 근로자는 1명에 불과해, 사고 이전에는 사실상 자격자 없이 지게차가 운용되고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산업안전보건법」 제140조는 지게차 등 작업에 필요한 자격·면허·경험이 없는 사람을 해당 작업에 종사시켜서는 안 된다고 규정합니다. 「건설기계관리법」도 무면허 운전에 대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을 정하고 있습니다. 이 사고의 운전자는 두 법 모두를 위반했고, 벌금 2,000만~3,000만 원을 선고받았습니다.
예방책은 단순합니다. 운전이 끝나면 열쇠를 반드시 빼서 지정된 보관함에 보관하고, RFID나 핀코드를 활용해 자격자만 시동을 걸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보관함에 열쇠를 넣어두는 절차 하나만 정착돼도 무자격자가 지게차를 무단으로 사용할 가능성이 크게 줄어듭니다.

이 공장에서는 지게차가 다니는 통로와 작업자가 걷는 통로가 분리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지게차가 후진하면서 반대편에서 걸어오던 동료 근로자를 발견하지 못한 것은, 구조적으로 예정된 결과였습니다.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은 차량계 하역운반기계를 사용할 때 근로자가 해당 기계에 접촉하지 않도록 통로를 구분하거나 감시인을 배치하도록 규정합니다. 지게차 통로 폭 기준은 KOSHA 가이드 기준으로, 단방향이면 지게차 폭에 60cm를 더하고, 양방향이면 두 지게차 폭의 합에 90cm를 더해야 합니다.
동선 구분의 우선순위는 물리적 분리입니다. 안전 펜스나 가드레일을 설치해 지게차 구역과 사람 구역을 완전히 나누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물리적 분리가 어렵다면 바닥에 노란색 선을 그어 시각적으로 구분하고, LED 조명이나 경광등으로 지게차 이동을 알리는 방법도 있습니다. 최근에는 근접 경보 시스템이나 인공지능 인체 인식 카메라를 도입하는 사업장도 늘고 있습니다.

이 사업장의 위험성평가는 현장 근로자 참여 없이 형식적으로 작성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장을 직접 돌아보거나 작업자의 의견을 듣는 절차가 생략된 평가는 실제 위험을 발굴하기 어렵고, 법원도 안전관리 시스템 미비를 위반 사유로 지적했습니다.
「산업안전보건법」 제36조는 위험성평가를 사업주, 안전보건관리책임자, 관리감독자, 해당 작업 근로자가 참여해 실시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이 조항이 근로자 참여를 명시하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현장에서 실제로 일하는 사람이 아니면 보이지 않는 위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지게차 작업에 대한 위험성평가에는 최소한 다음 항목이 포함되어야 합니다. 운전자 자격 확인, 안전벨트·헤드가드·백레스트·경광등 등 방호장치 작동 여부, 바닥 상태(요철·경사·조명), 작업 통로 폭 확보 여부, 화물 적재 기준 준수 여부, 동선 구분 현황, 작업 지휘자 또는 유도자 배치 여부. 이 내용을 현장에서 확인하지 않고 서류로만 작성하는 것은 위험성평가를 한 것이 아닙니다.
이 사업장은 안전관리 전문기관에 안전관리 업무를 위탁하고 있었습니다. 해당 기관은 컨설팅 보고서를 통해 지게차 작업과 관련된 구체적인 개선 권고를 제출했습니다. 사업주는 그 보고서를 받았지만 조치하지 않았습니다.
안전관리 전문기관에 위탁했다고 해서 사업주의 책임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산업안전보건법」은 위탁 사업주에게도 의무를 부과하며, 전문기관이 점검 결과를 보고하면 사업주는 그에 따른 필요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위험을 알고도 조치하지 않은 사실은 형량 가중 요소로 작용합니다.

지게차 작업이 진행되던 시간에 해당 작업의 관리감독자는 현장에 없었습니다. 또한 지게차를 사용한 작업에 필요한 작업계획서도 부실하게 작성되어 있었습니다.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은 차량계 하역운반기계 작업에 대해 작업계획서 작성을 의무화하고 있고, 작업 지휘자 또는 유도자 배치를 권고합니다. 이 사업장은 두 가지 모두 형식적으로만 갖추고 있었습니다.
관리감독자의 역할은 단순한 명패가 아닙니다. 작업 전 안전 점검, 방호장치 작동 여부 확인, 위험성평가 참여, 작업계획서에 따른 작업 진행 감독이 모두 관리감독자의 실질 업무입니다. 현장에 없는 사람은 이 업무를 수행할 수 없습니다.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지게차 특별안전보건교육이 실질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은 정황이 사고 조사 과정에서 지적됐습니다. 교육 기록은 있어도 실제 교육이 진행되지 않은 경우, 산업안전보건법상 교육 의무 이행으로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산업안전보건법」은 지게차 등 건설기계를 조종하는 근로자에게 특별안전보건교육을 받도록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교육 시간은 최초 작업 시 16시간 이상이며, 외국인 근로자의 경우 해당 언어로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실시해야 합니다. 한국어로만 진행된 교육이나 통역 없이 이루어진 서명은 교육의 실질적 이행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외국인 근로자가 많은 사업장일수록 안전교육 형식화 문제가 커질 수 있습니다. 언어 장벽 때문에 교육 내용을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서명만 하고 현장에 투입되면, 무면허 운전이 묵인되거나 동선 구분이 무시되는 환경에서는 사고가 시간문제가 됩니다. 그림과 영상을 활용한 다국어 교육 자료, 현장 언어가 가능한 교육 보조 인력 확보가 현실적 대안입니다.

이 사례는 한 가지 결정적 원인이 아니라 여러 관리 공백이 겹쳐 만들어진 사고입니다. 중대재해처벌법은 그 구조를 만든 경영책임자를 처벌합니다. 지게차 한 대가 있는 사업장이라도 다음 6가지를 정기적으로 점검해야 합니다.
| 번호 | 점검 항목 | 내용 |
|---|---|---|
| 1 | 지게차 열쇠 관리 + 자격자 시동 시스템 | 운전 종료 후 열쇠 회수, RFID·핀코드로 무자격자 시동 차단 |
| 2 | 물리적 동선 구분 | 지게차 통로와 보행자 통로를 안전 펜스로 분리, 어려우면 바닥선·경광등으로 시각 구분 |
| 3 | 실질적 위험성평가 | 사업주·관리감독자·해당 작업 근로자가 함께 현장에서 평가, 서면 작성만으로 갈음 금지 |
| 4 | 안전전문기관 권고 이행 기록 | 받은 보고서마다 조치 내역과 일정을 문서화, 미이행 시 사유 기록 |
| 5 | 관리감독자 현장 배치 + 작업계획서 작성 | 지게차 작업 시 작업 지휘자 또는 유도자 배치, 작업계획서를 작업 전에 검토 |
| 6 | 외국인 근로자 다국어 교육 | 모국어 교육 자료, 통역 보조, 그림·영상 중심의 안전교육으로 형식화 방지 |
이번 시리즈에서 다룬 3가지 사고 — 건설현장 슬라브 붕괴, 다이캐스팅 끼임 ①·②, 지게차 충돌 — 는 업종도 작업 유형도 다르지만 공통점이 있습니다. 위험을 사전에 알 수 있었고, 표준화된 안전 절차를 따랐다면 막을 수 있었던 사고였다는 점입니다. 사람과안전은 사업장이 같은 구조의 사고를 반복하지 않도록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 위험성평가, 안전보건교육을 지원합니다.
강사: 한창현 | 사람과안전 기술지도법인 대표 · 산업안전지도사 · 공인노무사
중대재해 예방 전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