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 사례 ①] 건설현장 슬라브 붕괴 판례 해설 | 동바리·조립도·타설 3가지 위반

사람과안전

2026년 07월 06일



중대재해처벌법을 이해하는 데에는 조문을 읽는 것 못지않게, 실제 사고를 들여다보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사람과안전은 중대재해 예방 전문가 한창현(산업안전지도사·공인노무사)과 함께, 법원에서 판결이 난 실제 판례를 토대로 중대재해 사례 분석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이번 시리즈는 총 4편으로 구성됩니다. ① 건설현장 슬라브 붕괴 사고, ② ③ 다이캐스팅 끼임사고 (2편), ④ 지게차 충돌사고로 이어집니다. 업종이 다르고 사고 유형도 다르지만, 공통점이 있습니다. 사전에 충분히 예방할 수 있었던 사고였다는 점입니다.

이번 1편은 건설현장 슬라브 붕괴 사고입니다. 2023년 8월, 9층 규모 근린생활시설 신축공사 현장에서 슬라브 콘크리트 타설 중 동바리가 무너져 근로자 2명이 사망했습니다. 이 사고에서 확인된 위반 원인 세 가지 — ① 공법 변경 후 동바리 구조 검토 미실시, ② 조립도 없는 동바리 조립, ③ 편심 타설 — 를 순서대로 해설하고, 마지막에는 데크플레이트 공사 현장에서 실무자가 바로 활용할 수 있는 체크리스트로 마무리합니다.


2023년 슬라브 붕괴 — 무슨 일이 있었나?
건설현장 슬라브 붕괴 사고 현장 — 동바리 구조검토 중요성
슬라브 붕괴 후 구조대원들이 현장을 수색하는 모습. 거푸집과 동바리가 무너지면서 작업 중이던 근로자들이 잔해에 매몰됐다. (AI 생성 이미지, 참고용)

사고는 2023년 8월, 오피스텔·근린생활시설 신축공사 현장에서 발생했습니다. 당시 9층에서는 바닥 슬라브 콘크리트 타설 작업이 진행 중이었습니다. 9층 바닥을 받치던 거푸집과 동바리 지지대가 무너지면서 슬라브가 8층으로 내려앉았고, 작업 중이던 베트남 국적 형제 2명이 콘크리트와 철근 잔해에 매몰돼 사망했습니다.

사고 개요
항목 내용
발생 시기 2023년 8월
장소 9층 규모 근린생활시설 신축공사 현장 (9층 슬라브)
피해 베트남 국적 형제 2명 사망
중처법 적용 공사금액 50억 원 이상 → 중대재해처벌법 대상
수사 및 법적 처분

사고 직후 현장 작업은 전면 중지됐고, 고용노동부는 근로감독관을 급파해 사고 경위 조사와 작업중지 조치에 착수했습니다. 경찰도 별도 전담 수사반을 편성해 시공사·하청·감리 관계자 다수를 형사 입건했고, 시공사 경영책임자는 중대재해처벌법 및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으로 조사를 받았습니다.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통상 세 가지 법 위반이 함께 적용됩니다. 산업안전보건법 위반(고용노동부 수사), 업무상과실치사(경찰 수사), 중대재해처벌법 위반(고용노동부 → 검찰 기소)이 그것입니다. 경영책임자에게는 이 중 형량이 무거운 중대재해처벌법이 적용됩니다.

2024년 1월 27일부터 건설업 기준 변경

이 사고 당시(2023년)에는 공사금액 50억 원 이상인 건설현장이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이었습니다. 그러나 2024년 1월 27일부터는 공사금액 기준이 폐지돼, 5인 이상 사업장이면 건설현장도 예외 없이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이 됩니다. 더 이상 “작은 현장이라 괜찮다”는 말은 통하지 않습니다.


원인 1: 공법을 바꿨다면, 구조 검토도 다시 해야 한다
건설현장 동바리 설치 전경 — 슬라브 공사 중 구조검토 필요성
슬라브 공사 시 설치된 동바리와 비계. 공법이 변경되면 하중 조건이 달라지므로 구조기술사의 재검토가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 (자료사진)

이 사고의 첫 번째 원인은 동바리 구조 검토 미실시입니다. 이 현장은 기존의 합판 재래식 거푸집 방식에서 데크플레이트 방식으로 공법을 변경했습니다.

데크플레이트는 철판 형태의 소재를 슬라브 바닥면에 깔아 거푸집 역할을 대신하는 공법입니다. 슬라브 바닥 아래에 별도의 동바리를 설치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공사 속도가 빨라지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보(beam) 아래쪽은 기존과 동일하게 동바리를 설치해야 하며, 공법이 달라지면 하중 조건도 달라지기 때문에 반드시 새로운 구조 검토가 필요합니다.

공법별 동바리 요구사항 비교
구분 재래식 거푸집 데크플레이트
바닥 거푸집 합판 + 동바리 전면 설치 철판 일체형 → 바닥 동바리 불필요
보(beam) 하부 동바리 설치 동바리 설치 동일하게 필요
구조 검토 공법별 구조 검토 필수 공법 변경 시 재검토 필수
합판 거푸집에서 데크플레이트로 시공 변경 시 동바리 보강 — 정상조건과 현장상황 비교
합판 거푸집에서 데크플레이트로 공법을 바꿀 때, 정상조건은 보(beam) 하부 동바리를 보강하고 바닥판 동바리는 부분 보강 외 삭제 가능한 상태가 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번 사고 현장은 보 하부 동바리 미보강 + 기존 동바리 조립 불량 + 바닥판 동바리 미적용이 동시에 발생한 상태였다. (그래픽: 사람과안전 제작)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331조는 명확합니다. 사업주는 거푸집 동바리를 조립하는 경우 그 구조를 검토한 후 조립도를 작성하고, 그 조립도에 따라 조립하도록 해야 합니다. 이 사업장은 공법 변경 후 새로운 동바리 구조 검토를 실시하지 않았습니다.

여기서 추가 위반이 이어집니다. 공법 변경 사항을 유해위험방지계획서에 반영하지 않았고, 변경된 작업에 대한 위험성평가도 새로 실시하지 않았습니다. 건설현장은 공법 변경·작업 방식 변경이 수시로 발생하는 만큼, 변경이 생길 때마다 수시 위험성평가를 실시해야 한다는 법적 의무가 있습니다.


원인 2: 조립도 없이 세운 동바리는 언제든 무너질 수 있다
거푸집 동바리 조립도 확인 — 조립도 없이 시공하면 붕괴 위험
동바리 조립 시 조립도 확인은 법적 의무다. 구조기술사가 검토한 조립도 없이 경험에만 의존해 세운 동바리는 하중에 취약하다. (산업안전보건공단 자료)

두 번째 원인은 동바리 조립도 미작성 및 조립 불량입니다. 이 사업장은 구조 검토가 없었으니 조립도도 없었습니다. 조립도 없이 작업자들이 경험과 눈대중에 의존해 동바리를 세웠고, 다음과 같은 다수의 불량이 발견됐습니다.

확인된 조립 불량 항목
불량 항목 설명
수직도 불량 동바리가 수직으로 세워지지 않고 비스듬하게 설치됨. 수직으로 받아야 최대 압축 하중을 지탱할 수 있음
멍에재(수평재 보완재) 누락 수평재를 보강하는 멍에재를 빠뜨려 횡력에 취약한 구조가 됨
수평재 간격 미준수 법에서 정한 간격보다 넓게 설치해 강성 저하
연결철물 파손 방치 반복 사용으로 파손된 연결철물을 교체하지 않고 철사로 대신 묶음
밑받침 고정 미흡 경사진 바닥에서 밑받침 철물 없이 설치해 하부 이탈 위험

조립도는 단순한 서류가 아닙니다. 구조기술사가 해당 공사의 하중 조건과 지반 상태를 검토한 뒤 수직재 개수, 수평재 간격, 가새 배치 등을 도면으로 구체화한 시공 지침입니다. 조립도가 있더라도 현장 여건이 달라질 때는 다시 구조 검토를 받아 조립도를 수정해야 합니다. 원청이 제출용으로만 만들어 두고 실제 시공은 임의로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이 바로 이번 사고의 직접적 원인이었습니다.


원인 3: 편심 타설은 동바리를 무너뜨린다 — 타설 계획과 감시자 의무
슬라브 콘크리트 타설 작업 현장 — 편심 타설과 감시자 배치 의무
슬라브 위에서 콘크리트를 타설하는 작업 현장. 한쪽으로 집중해 타설하면 동바리에 편심 하중이 걸려 붕괴 위험이 높아진다. 별도 감시자 배치가 법적으로 의무다. (AI 생성 이미지, 참고용)

세 번째 원인은 콘크리트 타설 규칙 미준수입니다. 이 현장은 타워크레인과 펌프카가 충돌할 우려가 있어, 펌프카를 한쪽에 고정한 채 슬라브 한쪽 방향으로만 집중해서 콘크리트를 타설했습니다. 이른바 편심 타설입니다.

콘크리트는 자갈·모래·시멘트가 혼합된 무거운 재료입니다. 타설 중인 슬라브 위에는 콘크리트 외에도 작업자·철근·진동기·공구가 올라갑니다. 이 모든 하중이 한쪽에 집중되면 그쪽 동바리가 먼저 버티지 못하고, 이것이 연쇄적으로 전면 붕괴로 이어집니다. 이 사고의 직접적 메커니즘이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콘크리트 타설 시 법적 의무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법적 의무 내용
감시자 배치 타설 작업 중 동바리 변형·이상 여부를 별도로 감시하는 감시자를 배치해야 함. 이상 발견 시 즉시 작업 중지·대피 조치
작업계획서 작성 펌프카·타워크레인 등 차량계 건설기계 및 중량물 취급 작업이 포함되므로 사전 작업계획서를 작성해야 함
균등 타설 편심 하중이 발생하지 않도록 고르게 타설해야 하며, 타설 높이와 속도도 계획 내에서 관리해야 함
콘크리트 양생기간 준수 충분한 압축강도가 확보되기 전에 동바리를 해체하는 것은 법 위반이자 붕괴 사고의 주요 원인

이 사업장은 감시자도 배치하지 않았고, 작업계획서도 작성하지 않았습니다. 2022년 광주에서 발생한 HDC현대산업개발 아파트 건설현장 붕괴 사고(23~38층 16개층 연쇄 붕괴, 6명 사망)도 동바리 조기 해체와 편심 타설이 주된 원인이었습니다. 같은 사고가 반복되는 것은 같은 위반이 반복되기 때문입니다.


이 사고에서 우리가 배워야 할 것 — 데크플레이트 공사 체크리스트
데크플레이트 공법 안전관리 체크리스트
데크플레이트 공법 전환 시 반드시 확인해야 할 구조 검토 및 안전관리 포인트. (AI 생성 이미지, 참고용)

이 판례에서 강조되는 예방대책을 실무 체크리스트로 정리합니다.

데크플레이트 공사 현장 체크리스트
번호 점검 항목 내용
1 공법 변경 시 구조 검토 재실시 재래식 거푸집 → 데크플레이트 등 공법이 바뀌면 구조기술사의 검토를 다시 받고, 변경된 조립도를 작성해야 한다
2 조립도 현장 비치 및 준수 조립도는 제출용이 아니라 시공 기준이다. 현장 여건이 다를 경우 재검토해서 조립도를 수정한다
3 데크플레이트 걸침 길이 확보 및 용접 고정 보(beam)에 데크플레이트를 걸칠 때 설계 기준 이상의 걸침 길이를 확보하고, 필요 시 용접으로 미끄럼·탈락을 방지한다
4 타설 계획서 사전 작성 타설 순서, 균등 타설 방법, 속도·높이 제한, 비상대피 계획을 포함한 작업계획서를 작성하고 이를 준수한다
5 감시자 별도 배치 타설 중 감시자는 작업자가 아닌 별도 인원이어야 한다. 동바리 변형·침하·이탈 징후를 상시 확인하고 이상 시 즉시 작업 중지 및 대피 조치
6 공법 변경 시 위험성평가 재실시 작업 방법이나 공법이 바뀔 때마다 수시 위험성평가를 실시해 유해위험방지계획서에 반영해야 한다

건설 현장에서 슬라브 붕괴 사고는 이 한 건만이 아닙니다. 데크플레이트 공법 보급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만큼, 공법의 편의성만을 보고 안전성 검토를 생략하는 사례도 늘고 있습니다. 이 판례는 “공법을 바꿀 때는 안전도 바꿔야 한다”는 단순하지만 지켜지지 않는 원칙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줍니다.

다음 편에서는 다이캐스팅 끼임사고 판례 ① — 비정형 작업 중 안전매뉴얼 부재와 LOTO(잠금-태그아웃) 미실시로 대표가 징역 2년을 선고받은 사례를 분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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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사: 한창현 | 사람과안전 기술지도법인 대표 · 산업안전지도사 · 공인노무사
중대재해 예방 전문가

[안전보건관리체계 ⑬] 반기별 점검·평가 7대 항목 — 실무 체크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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